첫 경기 ‘70점’ 최성원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김창금 2023. 6. 2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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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점 주겠다."

올 시즌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무대에 데뷔한 한국 3쿠션의 간판 최성원(46·휴온스)은 이달 중순 열린 2023~2024 개막전 블루원리조트배 128강 첫판에서 탈락한 심경을 이렇게 말했다.

최성원은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피비에이로 왔지만 첫 투어에서 살짝 겁이 날 정도로 무서운 경험을 했다. 7월초 안산 대회에서는 더 독기를 품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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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3쿠션당구선수권 1위 간판선수
인생 2막 PBA 새 도전 첫판 ‘쓴맛’
“7월 안산 대회 내 플레이할 것”
최성원이 이달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당구 개막전 첫 경기에서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로 타격하고 있다. PBA 제공

“70점 주겠다.”

올 시즌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무대에 데뷔한 한국 3쿠션의 간판 최성원(46·휴온스)은 이달 중순 열린 2023~2024 개막전 블루원리조트배 128강 첫판에서 탈락한 심경을 이렇게 말했다.

세계선수권 우승(2014년), 세계랭킹 1위, 팀 선수권 2연패(2017·2018) 등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다수의 팬을 확보한 주인공이지만, 그는 피비에이 데뷔 무대에서 박한기에 1-3으로 역전패했다. 머릿속에 팬들의 실망하는 모습이 떠오른 것은 당연했다. 그는 <한겨레>와 최근 통화에서, “연습과 실전은 너무 달랐다. 쿠션을 맞고 나오는 공의 각도가 생각과는 반대였다. 뭔가 완전히 잘못됐다는 생각에 당황했다. 피비에이 무대가 정말 무섭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텔레비전이나 유튜브를 통해 지켜본 팬들은 선수의 이런 내면을 전혀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척 보면 안다. 남도열 피비에이 고문은 “공이 다르고 테이블이 다르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실전은 천양지차다. 멘털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섬세하고 정교한 최성원의 당구 스타일까지 ‘버그’를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조재호의 경쾌함이나 강동궁이 파워샷과 구분되는 그의 부드러운 당구는 예민하다. “2세트에 테이블 상태가 급변했”고, “3세트에 새 공이 나왔는데 예상과는 달리 공이 더 짧게 떨어졌”고, “큐는 공을 이기지 못했다”라는 표현에서 당혹감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입에 쓴 약이 몸에 좋고, 패배하면서 배운 것은 많다. 최성원은 “지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당장 연습시간부터 늘렸고,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여전히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물론 피비에이 데뷔 무대에서 큰 별들이 추풍낙엽처럼 초반에 탈락하는 일은 늘 있다. 막강 프레데리크 쿠드롱(웰컴저축은행)도 이번에 128강에서 떨어졌고, 지난 시즌 3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힌 최강의 조재호(NH농협카드)도 2021~2022 시즌 첫 입성 때는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세미 세이그너(휴온스)의 데뷔전 우승은 매우 예외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데뷔 무대에 선 최성원이 공략법을 찾기 위해 생각에 잠겨 있다. PBA 제공

프로 선배인 조재호는 “처음엔 누구나 똑같이 시행착오를 겪는다. 성원이 형의 실력은 모두가 인정하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4강이나 적어도 8강에 들면 그다음부터는 마음이 편해지는데, 그 시기를 앞당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성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력도 많이 한다. 시력이 나쁘지 않지만 좀 더 공을 잘 보기 위해 개막 경기에 처음으로 안경을 끼고 출전했고, 2점짜리 뱅크샷을 할 수 있도록 공을 칠 때 다음 포지션을 고민하는 것은 새로운 습관이 됐다. 남도열 피비에이 고문은 “최성원이 자신만의 끈질기면서도 냉정하고, 정교한 스타일을 살려낸다면 상위권에 금세 합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속팀 휴온스의 주장으로 8월 시작되는 팀리그에서도 중책을 맡은 최성원은 세이그너와 하비에르 팔라존, 김세연 등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게 되면서 큰 힘을 얻는다. 구단도 그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다. 하지만 조재호, 강동궁(SK렌터카)과 함께 ‘토종 간판’으로 꼽히는 그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개인전에서 좀 더 날카롭게 큐를 가다듬어야 한다.

최성원은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피비에이로 왔지만 첫 투어에서 살짝 겁이 날 정도로 무서운 경험을 했다. 7월초 안산 대회에서는 더 독기를 품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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