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엄마’ 배세영 작가 ② “원래 썼던 작품 잊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에 빠졌어요”[스경X인터뷰]
JTBC 드라마 ‘나쁜엄마’ 배세영 작가는 영화 ‘극한직업’이나 ‘완벽한 타인’ ‘바람바람바람’ 등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웃음을 줬던 작품들을 각색하거나 대본작업했다. 여기에 tvN ‘SNL 코리아’의 작가로서 일하며 다졌던 위트를 채워 넣었다.
‘나쁜엄마’는 12%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배 작가에게 첫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영예를 줬다. 배 작가는 작품의 종방 이후 ‘스포츠경향’과 나눈 서면 인터뷰에서 극을 마친 소감과 함께 극의 주요 궁금증을 풀어줬다. (①에서 계속)
- 주인공들은 모두 나쁜엄마였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었다. 따뜻한 분위기와 다른 다소 기구한 사연이었는데.
“이 작품은 영순의 시련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그 기구한 사연이 이야기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다. 그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 미주다. 미주는 강호에게 남겨진 희망이었다. 하지만 영순의 입장에서는 미주라는 희망이 너무 빨리 등장하면 혼자 남을 아들을 모질고 독하게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 필요 없게 된다. 결국 미주를 강호에게 버림받게 하고 옆에 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영순이 해야 할 일을 마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시청자 중에서는 강호가 7살 그대로 남아줬으면 하는 의견도 많았다. 그에 대한 생각은?
“영화 시나리오에서는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결말이었다. 영화에서는 아버지의 사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사건이 시작되면서 강호는 반드시 돌아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처음 영화에서는 복수의 플롯과 강호-미주의 로맨스가 없었다.”
- 라미란, 이도현, 안은진 그리고 조우리 주민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를 본 소감은?
“작품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원래 작품을 쓰면서 그린 캐릭터를 잊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에 빠졌다. 눈빛과 표정, 말투에 무심하게 흘러내린 머리카락도 완벽하게 그 이물이었다. 조우리 분들은 정말 대본에 저런 인물을 썼나 싶을 정도로 개성있는 인물이 됐다. 게다가 서진, 예진, 안드리아의 어색한 발음은 그조차 연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귀엽고 정감이 있었다. 악의 축이었던 송회장(최무성)과 오태수(정웅인)은 법정에서 이들을 단죄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미운 연기를 보여주셨다.”
- 14회 법정장면은 상대적으로 분량이 짧았던 것 같다. 그래서 타 드라마가 택하는 16회 엔딩을 택했어야 하는 지적도 있는데?
“재판 장면은 이 드라마가 법정물이 아니었기에 길게 가져갈 필요가 없었다. 이야기의 본질이나 분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함축적이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오태수와 송회장은 동시에 해결해야 했고, 돌아온 검사 강호가 이들을 한 자리에서 굵고 짧게 단죄하는 선택을 했다. 언뜻 보면 마지막 장면에 복수가 이뤄진다고 보일 수 있지만 이미 과정은 준비돼 있었다. 복수는 강호가 돌아오는 순간부터가 아니라 유전자 결과지를 찾아낼 삼식(유인수)이 마을로 오는 과정, USB가 발견돼 송회장에게 들어가는 과정, 박철수의 핸드폰이 발견되는 장면 등에서 이미 준비되고 있었다.”
- ‘극한직업’ 각색과 ‘SNL 코리아’ 대본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무거운 주제에서도 계속 위트를 줬던 것은 이전 작품에서 쌓은 성향 때문인지?
“‘SNL 코리아’는 장진 감독님 영화사에 속해잇떤 시기에 참여한 작업으로 예능작가를 본격적으로 한 건 아니었다. 주제를 전달하는 방법은 작가마다 다르지만, 저의 방식은 유쾌함인 것 같다. ‘나쁜엄마’는 결국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였다. 이야기가 무거워 일부러 위트를 넣는다기보다는 우리들 삶 자체가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서 그렇다. 좋아하는 장르는 휴먼 코미디다. 하지만 코미디를 장르로 활용한 건 아니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썼다.”
- ‘나쁜엄마’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원하는지?
“언젠가 삶이 힘들고 팍팍할 때, 다시 꺼내 보고 싶은 드라마였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끝)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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