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고 선생님" 스쿨존 사고로 중태 교사에 학생들 손편지

열흘째 의식불명…쾌차 바라며 쪽지 등 도서관에 붙여
동료 교사들 내달 2일 '통학로 안전 촉구' 기자회견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선생님은 지구촌 최고 사서 선생님이에요. 빨리 나아서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오세요!"

최근 부산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20대 여성 사서 교사 A씨가 트럭에 치여 의식불명에 빠진 가운데 이 학교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쾌차를 바라는 내용의 편지와 쪽지를 보내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4시 36분께 부산 북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트럭이 좌회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A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10여일째 혼수상태다.

이 학교가 첫 직장인 A씨는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신규 사서 교사이다.

A씨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소식이 학교에 알려지자 학생들은 며칠 전부터 A씨가 근무하던 도서관에 손으로 쓴 편지와 쪽지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를 전해 들은 A씨 가족은 병상에 누워 사경을 헤매고 있는 A씨에게 아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학교 측에 이들의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알록달록한 색종이로 접어 만든 하트 모양의 편지부터 선생님을 그려 넣은 편지까지.

학생들의 손 편지는 박스 2통을 가득 채웠다고 한다.

편지에는 "예전처럼 수업을 같이하고 싶다"라거나 "어서 회복해서 학교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등 A씨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현재 가족들은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써서 보내준 편지를 면회 시간에 틈틈이 읽어주고 있다.

A씨 동생은 "언니와 함께 수업했거나 평소 도서관을 애용하며 언니와 유대감을 쌓았던 아이들이 편지를 써 보내주고 있다"며 "언니가 건강히 일어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소중한 마음을 최대한 전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교사들은 'A 사서 교사와 뜻을 함께하는 교사, 교수' 모임을 구성해 다음 달 2일 사고가 발생한 학교 앞에서 안전한 통학로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들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차량 신호는 황색 점멸등이었으며 보행자 신호등은 꺼져 있었다"며 "모든 스쿨존 도로의 안전 확보를 요구하며 경찰과 부산시, 부산교육청의 적극적 대처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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