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음식 좋아요"…혐한 정서 밀어낸 중국 한식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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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과 곱창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 번은 한식을 먹어요. 고기와 야채를 함께 먹을 수 있고 음식이 정갈해서 좋아요."
지난 27일 중국 톈진 시내 유명 한식당들이 모여 있는 메이장 거리.
박홍희 천진한인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교민과 동포들이 운영하는 톈진 시내 한식당 수가 30여 개로 줄고 규모도 대체로 작아졌지만, 중국인들 사이에 한식 마니아 층이 넓어지고 일상 속 식문화로 자리 잡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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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삼겹살과 곱창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 번은 한식을 먹어요. 고기와 야채를 함께 먹을 수 있고 음식이 정갈해서 좋아요."
지난 27일 중국 톈진 시내 유명 한식당들이 모여 있는 메이장 거리.
중국인 직장인 쉬모(34·여)씨는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로 '균형 잡힌 영양'을 꼽았다.
한족인 쉬씨는 "한류 드라마와 영화, 케이팝이 중국에서 인기를 끈 이후 지금의 20∼30대들은 치킨·김밥·떡볶이 등을 거부감 없이 사 먹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행 단체관광이 아직 묶여 있는 요즘은 한국 음식을 먹는 것으로 현지에 직접 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는 중국 젊은이들도 주위에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점심시간에 맞춰 메이장 거리의 한식 숯불구이 전문점에 들어서자 손님들이 자리 잡은 7개 테이블 가운데 1개만 우리 교민들이 식사 중이었고 나머지 6개 테이블은 중국인 손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연인 사이로 보이는 20대 중국인 남녀는 능숙하게 메뉴판에 있는 양념 숯불구이와 물냉면을 주문했다.
바로 옆 테이블의 30대 중국인 남성 2명은 물냉면과 맥주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다른 테이블의 중년 남성은 된장찌개와 계란말이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여행사에 다닌다는 장모(25·여)씨는 "중학생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불고기도 좋아하지만, 밥도둑이라고 할 수 있는 매콤한 부대찌개를 제일 좋아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톈진은 베이징·상하이·충칭과 함께 중국의 4개 직할시 중 하나로, 인구 1천400만명의 대도시다.
지난 8일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을 놓고 한중 양국이 '대사 초치' 공방을 벌이는 등 한중 관계에 냉기류가 흐르는 요즘이지만,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국 음식 붐이 이어지고 있다.
한식을 파는 한 업주는 "요즘은 전체 손님 중 중국인이 80%이고 교민은 20% 정도에 불과하다"며 "다만 피부로 느끼는 중국 국내 체감경기는 작년보다 좋지 않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톈진에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기업이 2천500개에 이르고 교민수도 10만명에 육박했지만, 기업들이 베트남 등지로 이전하고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교민이 급감했고 한식당 수도 많이 줄었다.
박홍희 천진한인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교민과 동포들이 운영하는 톈진 시내 한식당 수가 30여 개로 줄고 규모도 대체로 작아졌지만, 중국인들 사이에 한식 마니아 층이 넓어지고 일상 속 식문화로 자리 잡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한중 관계가 이전 같지 않지만,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식과 케이팝 등 한류는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중간 교류가 다시 확대돼 양국 국민이 상생하는 길을 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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