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블랙의 진한 매력,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2023. 6.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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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블랙으로 꾸민 미국산 7인승 SUV
 -부드러운 주행감, 알찬 기능 인상적

 에비에이터는 링컨 라인업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허리를 담당하면서도 탄탄한 상품성을 앞세워 실적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입문형 코세어와 크기가 부담스러운 네비게이터 사이에서 최적의 대안으로 손 꼽히며 링컨 볼륨 제품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회사는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에비에이터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대표적으로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가 있다. 기존 리저브 트림을 바탕으로 블랙 콘셉트로 꾸며 멋과 매력을 더한다. 

 ▲디자인&상품성
 핵심은 외관이다. 22인치 블랙 휠과 그릴로 차별화했다. 사이드 배지 플레이트의 중앙 로고 테두리, 윈도우 서라운드, 도어 클래딩, 리어 패시아 등의 마감 소재 및 루프레일에도 검정색으로 마감했다. 기존 크롬을 둘렀던 부분을 전부 유광 블랙으로 칠한 것이다. 차체 색상과 통일감을 주면서 존재감이 한 층 커졌다.

 에비에이터를 표현하는 세부 요소는 여전히 멋을 더한다. 큼직한 헤드램프와 얇은 분리형 주간주행등, 로고를 형상화한 그릴 등이 대표적이다. 요트의 곡선을 보는 것처럼 우아하게 내려앉은 루프라인은 자칫 둔해 보이는 SUV 단점을 말끔히 지운다. 곧게 뻗은 캐릭터라인과 와이드한 형태의 테일램프, 쿼드 배기 시스템은 볼수록 시선을 훔치며 차를 열고 닫을 때 스르륵 켜지는 세레머니 그래픽 및 로고 조명도 만족을 높인다.

 실내는 수평과 수직을 적절히 섞은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이를 꾸미는 가죽의 조화로 이뤄진다. 피아노 버튼 타입 전자식 변속기를 비롯해 인포테인먼트 및 공조장치 버튼이 우드패널과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 부분도 고급스럽다. 물리 버튼은 다소 많지만 복잡하거나 조잡한 느낌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센터 터널이 살짝 떠 있어 실내 디자인 감각을 높여준다. 

 너비가 상당한 센터터널은 덮개까지 마련돼 잘 짜 맞춘 수납장을 보는 듯하다. 뒤로는 공책만한 크기의 넓은 콘솔 박스가 있다. 안에는 휴대폰 무선충전 장치도 준비했다. 틸팅 타입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시원스러운 크기로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기본 구성 외에도 무선 카플레이와 어라운드 뷰 시스템, 1열부터 3열까지 공조장치를 개별적으로 터치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훌륭하다. 반면 풀 디지털 계기판은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다.

 감성 품질은 에비에이터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능력이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실내는 진짜 가죽과 나무로 가득하며 유광 블랙과 크롬 소재를 적절히 섞어 세련미를 높였다.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 시스템은 28개 스피커를 통해 실내를 콘서트홀로 만들어 준다. 스테레오, 청중, 무대의 세 가지 모드를 제공하며 청취 경험을 끌어올린다. 가죽 시트는 조절 방향만 무려 30가지다. 또 액티브 모션 마사지 기능을 넣어 주행 중 피로도를 줄였다. 

 벤치 시트를 적용한 2열은 3.025㎜에 달하는 휠베이스로 넉넉한 무릎 공간을 확보했다. 개별 이동 및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두께가 두툼해 푹신한 감각을 키운다. 시트와 온도 등 각종 설정이 가능한 2열 전용 터치 화면도 특징이다.

 3열은 편한 자세가 나오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아주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1열과 2열 비율을 조정하면 어느 정도 공간이 나오며 중거리까지는 소화 가능하다. 전용 유리창은 개방감이 상당하고 송풍구와 컵홀더도 별도로 장착했다. 트렁크는 기본 520ℓ이며 3열을 접으면 1,183ℓ, 2열까지 전부 접으면 2,200ℓ까지 늘어난다. 3열은 버튼으로 한 번에 접었다 펼 수 있으며 풀-플랫을 지원해 차박도 문제없다.

 ▲성능
 커다란 보닛 안에는 V6 3.0ℓ 가솔린 엔진이 들어있다. 트윈터보를 붙여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게 특징으로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57.7㎏·m를 뿜어낸다. 초기 반응은 제법 차분하다. 조용하고 여유롭게 속도를 올린다. 급하게 튀어나가는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 덕분에 일반적인 공도 주행에서는 다루기가 한결 편하다. 크고 강력한 차라고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중속으로 넘어가면 서서히 몸을 풀고 달릴 준비를 한다. 속도가 붙는 과정이 빠르고 언제든지 신속 정확하다. 풍부한 출력을 가지고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하며 탑승자 모두에게 기분 좋은 감각을 전달한다. 욕심을 부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차는 곧 태도를 바꾼다. 강한 토크에서 나오는 펀치력을 앞세워 2,400㎏에 육박하는 거구를 순식간에 밀어낸다.

 앞 머리를 들고 거침없이 돌진하는 모습이 성난 황소를 보는 것처럼 강력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고속으로 전환되며 계기판 바늘은 끊김 없이 높은 숫자를 향해 꺾는다. 넘치는 힘으로 속도를 올리는 과정 역시 짜릿하고 스릴 넘친다. 고성능 스포츠카나 핫해치와는 다른 즐거움이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감탄사를 내지르게 된다.

 파워트레인이 좋다고 본격적으로 달리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는 게 좋다. 스포츠 성향의 SUV가 아니기 때문에 엔진과 합을 맞추는 요소들은 역동성과 거리가 있다. 대표적으로 승차감에 초점을 둔 에어 서스펜션이 있다. 로드 프리뷰 기능을 포함한 어댑티브 서스펜션은 전방 도로를 미리 감지하고 서스펜션 조절을 통해 최적의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주행 모드에 따라 차고를 조정해 최적의 안정감을 확보한다.

 서스펜션은 도로 위 굴곡을 최대한 흡수하고 실내에 전달하지 않는다. 방지턱을 넘거나 교각 경계, 맨홀을 지나는 과정, 불규칙한 국도를 통과할 때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노면을 읽고 피드백을 전달하는 성격은 전혀 아니다.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지금의 세팅이 훨씬 나은 구성이다.

 스티어링 휠 역시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알맞게 몸을 튼다. 자극을 줄이고 정직하게 반응한다. 10단 자동변속기도 생각보다 무난하다. 7단부터 항속 기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효율 면에서 유리하다. 또 변속 과정도 듀얼클러치와는 정반대 성격으로 여유롭고 차분하게 반응한다. 이처럼 다양한 주행 요소를 고려할 때 에비에이터는 고속 크루징에 최적화 돼 있다. 덕분에 장거리 투어러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운전자 중심보다는 탑승자 모두에게 동일한 이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세팅했다. 안락함 승차감에 몸을 맡기고 여유로운 주행을 이어나갈 때 장점이 돋보이며 매우 잘 어울린다. 대형 SUV를 몰고 있음에도 운전 피로는 저절로 줄어든다.


 이 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차로 유지 시스템, 충돌 회피 조향 보조, 후방 제동 보조 기능도 장거리 크루징에 도움을 준다. 또 자동 긴급 제동을 포함한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과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어라운드 뷰, 반경이 짧은 스티어링 휠 등은 큰 차를 운전할 때의 부담감을 크게 낮춘다.


 ▲총평
 에비에이터는 미국의 고급스러운 감각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넉넉한 크기와 성능으로 무장한 링컨의 대표 SUV다. 그만큼 탄탄한 상품성을 갖추고 시장에서 여전히 건제함을 과시한다. 존재감을 바탕으로 남 부럽지 않은 편의 및 안전 품목과 탑승자 모두를 위한 안락한 주행 감각까지 명확한 성격을 가지고 소비층을 공략한다. 여기에 블랙으로 포인트를 준 제트 패키지는 특별함을 강조하며 에비에이터 예비 오너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행복한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가격은 9,465만원(개소세 인하 반영)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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