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용의 골프칼럼] 'KLPGA 장타자' 방신실 골프의 성공을 바라며

전순용 2023. 6. 2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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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장타자' 방신실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요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화제 중 하나는 당연 '방신실'이라는 걸출한 장타자의 차원 다른 경기 모습이다. 



남자 선수 못지 않는 비거리를 앞세워 시원한 공격적 골프를 구사하며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500미터 이상의 파5를 쉽게 2온 공략하고, 200미터를 아이언 공략하는 여자 선수는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하지만, 방신실 못지 않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장타자 아리아 주타누간(태국)의 그동안 경기력을 살펴보면 분명 방신실 골프가 성공하기 위해 교훈 삼아야 할 중요한 점이 있다.



 



얼마 전, 메이저대회 제37회 한국여자오픈 3·4라운드를 같은 조에서 경기한 금번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위의 김민별과 27위의 마다솜을 따돌리고 평균 비거리 중위권에 있는 홍지원이 우승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거리에서 압도적인 방신실은 한국여자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방신실 선수의 장점 중 하나인 드라이버 비거리가 발목을 잡았다고 본다. 비거리가 긴 만큼 페어웨이를 벗어날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고, 드라이버 한번의 실수는 보기 혹은 더블보기 이상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LPGA 아리아 주타누간 선수는 한동안 드라이버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경기를 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그의 경기력은 예전만 못하다. 그가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시기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드라이버의 장타 능력을 충분히 활용해서 경기를 했을 때였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권에 있는 골프선수들의 경기력 통계를 살펴보면 저마다의 장점이 하나씩 있다. 그 유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김효주, 전인지, 리디아 고처럼 퍼팅을 포함하여 그린 사이드 감각이 뛰어난 선수 유형과 렉시 톰슨, 넬리 코다처럼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인 골프를 구사하는 유형, 그리고 고진영, 최혜진처럼 골프 기술적 통계 지표의 편차가 크지 않고 고르게 안정된 경기를 하는 선수 유형 등이다.



방신실 선수는 단연 두 번째 유형의 선수일 것이다. 



 



장타자인 선수가 투어 정상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린 적중률을 높일 수 있는 경기력을 갖추는 일일 것이다. 비록 러프라 해도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에서 그린을 공략하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멀리 치는 선수일수록 그린 적중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리아 주타누간은 자신의 최대 무기인 장타 능력을 포기하고 보다 안전한 경기운영 방식을 택한 것이 가장 큰 부진의 이유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리아 주타누간의 경기를 보면 자신의 장점이자 약점인 드라이버 샷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대부분 홀에서 우드나 아이언 티샷을 선택했다. 자신이 가진 경기력의 최대 장점인 장타 능력을 포기한 것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장타자' 방신실 프로에 앞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아리야 주타누간. 사진제공=Getty Images_LPGA

 



 



만일 아리아 주타누간이 위험을 회피하는 대신 장점인 드라이버의 일관성을 확립하는데 올인하고 장타에 기반한 홀 공략을 지속했다면 훨씬 오랜 기간 LPGA를 호령했을 것이다. 위험을 진정한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노력보다는 회피하는 쉬운 선택을 했던 점은 분명 아쉬움이 있다.



 



물론, 투어선수들이 시합하는 경기장은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가 있는가 하면 비거리보다 정확도가 높은 선수에게 유리한 코스도 있다.



그럼에도 현대 골프의 트렌드는 '비거리를 앞세운 공격적인 골프'라고 예전 칼럼에서 언급했던 이유는, 과거에 비해 경기장의 전장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상위권에는 대부분 장타자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PGA 선수들의 평균 비거리 또한 매년 조금식 증가해 온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경우 2018-19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부문 34위(302야드)에서 2019-20시즌 320야드 이상을 치면서 드라이버 비거리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전체 성적도 급상승했다. 



디섐보는 2018-19시즌 경기당 평균 버디 수는 4.17로 17위였지만 2019-20시즌과 2020-21시즌에는 4.42과 4.50으로 3위를 기록하며 시즌 상금랭킹도 25위에서 3위로, 또 세계랭킹 4위까지 오른다. 



 



이렇듯 분명 장타 능력은 버디 확률을 높여준다. 이번 시즌 방신실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64.8%로 KLPGA 투어 전체 선수 가운데 110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평균 버디 수에서는 라운드당 4.3684로 전체 선수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린적중률도 77.8%로 1위를 기록하고 있어 방신실 선수는 장타자로서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한 경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장타자' 방신실 프로. 사진제공=KLPGA

 



 



더불어, 트러블 상황에서의 리커버리율도 60%정도로 40위를 기록하고 있어 투어의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크게 나쁘지 않다. 다만, 대부분의 샷에서 월등한 경기력을 보일 지라도, 방신실이 우승 경쟁을 하는데 있어 한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 몇 번의 드라이버 샷 실수가 상대적으로 더 큰 대미지(damages)를 주고 있다는 추론을 가능케한다.



 



분명, 방신실은 상대적으로 오비(OB)의 부담을 많이 안아야 하는 폭이 좁은 산악지형의 국내 페어웨이 코스가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리아 주타누간처럼 자신의 최대 능력인 장타자로서의 장점을 접고 위험의 부담을 회피하려는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의 장타 능력에 기반한 홀 공략 방식을 더욱 철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드라이버 샷의 좌우 편차 폭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보다 정교한 트러블 샷 능력을 갖는다면 정상의 위치에 설 수 있는 시점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유튜브 '영상골프에세이' 운영.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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