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맹활약' 인천 천성훈, 수원전 워밍업 악몽 떠올렸다 "몸 풀 때 더 집중했다"

[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 이것도 운명일까. 천성훈이 공교롭게도 수원을 상대로 부상 복귀전을 치렀고, 멀티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8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전에서 수원 삼성을 3-2로 꺾었다. 이로써 인천은 2015년 이후 8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기다렸던 천성훈이 돌아왔다. 천성훈은 K리그1 11라운드 수원전 킥오프를 앞둔 워밍업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이후 쭉 결장하다가 FA컵이 돼서야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해결사 본능'을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점골과 역전골을 만들며 팀에 4강 티켓을 선물했다. 1-2이던 전반 추가시간 2분, 좌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고 김동민이 다이빙 헤더 슈팅을 했다.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낸 것을 천성훈이 밀어 넣었다.

계속해서 후반 9분, 강윤구가 앞쪽으로 길게 연결했고, 제르소가 잡아낸 뒤 문전으로 강하게 붙였다. 이를 천성훈이 가볍게 발에 맞히며 골망을 갈랐다. 멀티골 맹활약이었다.

경기 종료 후, 천성훈이 수훈선수로 지명됐다. 먼저 경기 소감으로 "FA컵이 항상 어려운 경기인데, 4강 진출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기쁘다. 바로 다음 (리그) 강원전도 홈경기인데 선수들이 빨리 회복해서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 완전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2득점을 생산했다. "사실 100%로 보기 애매하다. 80% 정도 몸상태가 올라왔다"라고 알렸다.

공교롭게도 수원 상대로 복귀하게 됐다. 천성훈은 "5월 5일 어린이날로 기억한다. 오늘도 몸 풀면서 생각났다. 그래서 몸 풀 때도 집중을 더 하게 됐다. 수원 상대로 1무 1패(리그) 중이었고,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FA컵은 무승부가 없기에 무조건 승리를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천성훈은 부상으로 결장하는 동안 미안함을 지니고 있었다. "뒤에서 응원하는 입장이었다. 스트라이커로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비기고, 지는 걸 지켜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다.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 되고 싶었다. 팀에 전술 변화가 있었고, 음포쿠 선수도 자기 포지션이 아닌데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미안한 마음이었고 많이 아쉬웠다"라고 했다.

해트트릭도 가능했지만, 후반 30분에 교체 아웃되면서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런데 천성훈은 아쉬워 보이지 않았다. 이에 "너무 힘들다 보니 생각이 안 났다. 교체됐을 때, 불만 없었다. (이) 명주 형이 들어와서 마지막 골을 지킬 수 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출전 경기마다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던 원동력은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이와 관련해서 "아무래도 제 친정팀이고, 관계자분들도 제가 유스 시절 때 계셨던 분들이다. 제가 집처럼 느낄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주신다. 딴 팀에 온 것처럼 적응할 필요가 없었다. 형들, 코치님들도 마찬가지다. 걱정한 부분이 많았는데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편한 마음으로 준비했기에 경기력도 괜찮았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어느덧 시즌 5골을 올렸다. 목표에 관해서 "시즌 10골이 목표다. 공식 경기를 치른 게 5경기밖에 안 된다. 스스로 부상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터득해야 할 것 같다. 부상을 당하지 않게 준비해야 출전도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천성훈은 "감독님께서 (동계훈련 때) PPT로 보여주셨다. 팀 목표는 FA컵 우승이었다. 4강에 진출했지만 수원과 쉽지 않았다. 4강, 결승 모두 (마찬가지로) 쉽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FA컵도 중요하나, 리그에서도 승리를 가져올 수 있게 다 같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