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를 어찌해야 하나[김우균의 지식재산권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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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티비' 시즌 2가 나왔다고 한다.
국내외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무료로 스트리밍하던 '누누티비'가 정부의 강력한 대응 조치로 문을 닫은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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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산책]
‘누누티비’ 시즌 2가 나왔다고 한다. 국내외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무료로 스트리밍하던 ‘누누티비’가 정부의 강력한 대응 조치로 문을 닫은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누누티비’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불법인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불법 사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불법 복제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이용해 스트리밍을 하는 것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이때까지도 대법원은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 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직접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침해 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링크 행위만으로는 저작재산권 침해 행위의 방조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2021년 대법원은 ‘링크 행위자가 불법 복제물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그에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로 위 판결을 변경했고 이에 따라 ‘누누티비’와 같은 링크를 활용한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처벌 근거가 명확해졌다.
한편 그동안 법원은 링크 클릭 횟수와 이용자들의 실제 시청 횟수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시청 횟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불법 스트리밍 업자들에게 매우 적은 금액만 손해 배상하도록 판결해 왔는데 이는 불법 스트리밍 업체가 난립하는 또 다른 유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런데 2022년 도쿄지방법원은 2시간 분량의 영화를 10분 정도로 요약 정리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해 광고 이익을 얻은 행위자에 대해 해당 영상 재생 횟수로 산정한 손해액을 저작권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면서 무려 48억원에 달하는 손해 배상 판결을 선고했다.
위와 같은 전향적인 판결은 저작권 침해 행위로 인한 관련 산업 전반의 심각한 피해를 감안한 것으로, 앞으로 한국 법원에서도 저작권자들의 손해액을 보다 적극적으로 판단, 인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에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근거는 민형사적으로 사실상 완비된 상태다. 그런데도 왜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우선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 운영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에 불법 스트리밍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경우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자나 수사 기관이 그 운영자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를 거쳐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다른 이유는 불법 스트리밍을 통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불법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해 다수의 이용자들을 그러모으고 그 이용자 규모나 트래픽을 내세워 배너 광고를 유치해 상당한 규모의 광고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고 돈을 쉽게 벌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주나 광고 플랫폼사로 하여금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광고를 주지 말도록 규제할 수는 없을까.
광고주나 광고 플랫폼사는 불법 스트리밍 행위 자체에 직접 개입하거나 이를 유도한 적이 없고 광고가 게재되는 웹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유통되는 콘텐츠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인지를 매번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다.
이런 점들 때문에 아직까지는 광고주나 광고 플랫폼사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광고를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정보통신망법과 저작권법은 직접 침해자가 아닌 정보 통신 서비스 제공자나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도 일정한 경우 불법 콘텐츠의 유통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고 권리 주장자의 통지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이용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
이는 장차 광고주나 광고 플랫폼사들에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광고 게재 행위를 중단하도록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창작자들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투입된 양질의 콘텐츠가 불법 유통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필연적으로 창작자들은 물론 관련 산업의 몰락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양질의 콘텐츠를 향유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에게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용자들의 저작권 보호에 관한 인식 전환, 정부의 신속한 대응도 중요하겠지만 그 수익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그 누구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개설, 운영할 실익이 없게 만드는 방안을 계속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김우균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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