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고려 초 권력 변화 볼 수 있는 '장수 침령산성' 사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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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동부 지역을 방어하던 주요 산성이자 고대 토목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유적인 장수 침령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29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달 초 정부 관보를 통해 장수 침령산성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지정 예고 공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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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전북 동부 지역을 방어하던 주요 산성이자 고대 토목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유적인 장수 침령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29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달 초 정부 관보를 통해 장수 침령산성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지정 예고 공고를 냈다.
침령산성은 장수군 계남면 침곡리 일대에 있는 산성 유적이다.
전체 둘레가 497m에 이르며 북쪽이 좁고 남쪽이 넓은 사다리꼴 형태를 보인다.
군산대 박물관 등이 2015년부터 발굴 조사한 결과, 산성 유적 안에서는 식수 등 물을 모으기 위해 만든 집수(集水) 시설이 잇달아 발견돼 주목받기도 했다.
원형 형태로 구성된 총 3기의 집수 시설 중에는 직경이 12∼13m(상부 직경은 16m) 내외인 시설도 확인됐다. 학계에서는 호남 지역에서 발견된 집수 시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집수 시설에서는 나무로 된 유물을 비롯해 삼국시대부터 나말여초 시기에 이르는 토기·자기 조각,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 등이 출토된 바 있다.
현재 남아있는 흔적을 볼 때 산성의 중심 건물은 길이 35.2m, 너비 8.2m 규모였으리라 추정된다.
침령산성은 지리적 요충지로서, 당시 한반도의 권력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유적이라 평가받는다.
산성이 들어선 부근은 장계면 일원에서 서쪽으로 통하는 가장 큰 관문이자 영남 지역에서 백두대간을 넘어 전주로 이어지는 내륙 교통로로 이어지는 요충지였다.
사적 지정을 위한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는 "인근에 있는 합미산성과 함께 (신라에 의한) 삼국 통일 전까지 백제와 신라가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한 공간이었으리라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침령산성은 7세기 초 백제에 의해 축조된 이후 고려 초기까지 사용됐다"며 "내부 집수 시설은 축조 기법이 정교하고 규모도 크며 고대 집수 시설을 축조하는 기술을 알 수 있는 유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세기 초부터 11세기까지의 전북 동부 지역의 지배 체제, 삼국 시대부터 고려 초까지의 권력 변화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역사·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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