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령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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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감사원은 2015년 이후 태어난 영유아 중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가 전국적으로 2236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유령 아동의 살해·유기 사례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생통보제 도입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으나 '아동보호를 민간 의료기관에 떠넘기려 한다'는 의료계 반발에 부딪혀 구체적인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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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감사원은 2015년 이후 태어난 영유아 중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가 전국적으로 2236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은 지난 10년(2013-2022년) 동안 총 1185명의 영유아가 유기됐다고 밝혔다. 매년 수많은 아기들이 '유령 아동'이 될 뿐만 아니라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2년 전 충북 청주의 한 식당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탯줄이 달린 신생아가 발견돼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이 신생아는 67시간 이상 탯줄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홀로 사투를 벌인 끝에 극적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를 유기한 사람은 친모였다.
그리고 지난 21일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주택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친모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아기를 출산하고 살해한 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세대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유령 아동의 살해·유기 사례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은 의료기관이 출생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알리는 '출생통보제'와 산모가 출생 정보 공개를 원하지 않을 경우 익명 출산을 보장하는 '보호출산제' 도입에 나섰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관련 법안들이 국회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생통보제 도입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으나 '아동보호를 민간 의료기관에 떠넘기려 한다'는 의료계 반발에 부딪혀 구체적인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보호출산제도 찬반갈등이 심해 합의에 이르기까지 수 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 출생률 낮은 게 문제입니까? 갓 태어난 생명조차 보살피지 못하는데…" 취재하며 만난 한 시민의 침통한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
저출생 대책에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이미 태어난 아이를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존재 의미를 의심하게 한다. 단 한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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