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갈등 이웃 부부 비난 전단지 건물에 붙인 30대 여성 2심도 벌금형

명예훼손 혐의, 1·2심서 벌금 70만원

ⓒ News1 DB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웃집 부부를 비난하는 전단지를 건물 내부 곳곳에 붙인 30대 여성이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34‧여)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5월23일 강원 춘천의 한 건물 복도 벽면과 출입문, 승강기 내부 벽면 등에 층간소음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던 이웃 부부를 지칭하며 “O층 부부 확인하세요. 지난 밤 12시에 저희 집에 찾아와 몇 번 확인된 소음관련 문제로 예의없이 소란을 피우셨다”, “그 과정에서 어린 저에게 모욕적이고 성적으로 수치스럽게 제 몸에 손을 댔다”, “본인들은 정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는 것인지 생각해보라”, “집에서 음식드시는 O층 사람에게도 냄새 난다고 찾아가 무례를 범하시더니 지금도 기세등등 난리도 아니네요”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과정에서 A씨 측은 “작성된 내용만으로는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특정됐다고 볼 수 없고, 명예를 훼손할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범행이 일어난 장소가 총 8호실만으로 구성된 소수의 가구만이 거주하는 원룸 건물인 점, ‘O층 부부’ 등의 표현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작성한 내용으로 피해자들이 충분이 특정됐다고 봤다.

1심은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했음에도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전단지를 부착, 게시한 사실이 없다”고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으나 수사기관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했음에도 이 사건 전단지를 부착, 게시했다”고 밝혔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