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격동의 '한미·셀트리온'...머크 코로나 치료제 '생산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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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대기업인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이 라이선스 계약 1년여 만에 코로나19 복제약 생산을 철회했습니다. 중저소득 국가에 코로나 복제약을 공급하고, 이로 인해 매출도 늘려보다는 취지였지만, 생산도 하기 전에 사업을 접은 겁니다. 올 초 두 기업에서 벌어진 굵직한 경영진 개편이 전반적인 사업전략 수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오늘(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 2월 셀트리온제약은 미국 머크사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몰누피라비르(상품명은 라게브리오)'는 미국 머크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입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해당 복제약을) 청주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계약 당시와 비교할 때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돼서 계약을 해지했다"고 말했습니다.
셀트리온이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 라이선스를 확보한 건 작년 1월입니다. 셀트리온그룹은 이 계약으로 최대 105개 중저소득 국가에 머크사 복제약을 공급할 계획이었습니다.
작년 1월 보도자료에서 셀트리온은 "2022년 기준,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될 코로나19 치료제 제네릭 시장은 약 1조 7천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셀트리온제약은 해당 자료에서 "2022년 내에 제품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이미 제형 연구에 착수했다"고 언급했지만, 결과적으로 없던 일이 됐습니다.
한미약품도 작년 1월, 몰누피라비르 복제약에 대한 생산계약 소식을 알렸지만, 올해 초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한미약품은 "한미만의 고품질의 의약품을 전 세계에 공급하겠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위한 한미의 담대한 발걸음이 시작됐다"고 의미부여를 했습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계약을 해지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된 데 따라 코로나 복제약을 만들 필요성이 희석됐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업계에선 예측불가의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도, 1년 만의 계약 해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합니다.
A바이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당장의 매출이 아쉬울 수 있을 것"이라며 "1년 만에 계약을 해지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B바이오 회사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치료제 수요가 크지 않아 해지한 것 같은데, (단기간 내 해지하는) 그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번 복제약 생산 중단은 엔데믹으로 전환이 가장 큰 배경으로 보입니다. 다만, 사업전략 수정은 큰 폭의 경영진 변동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올 3월, 2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신약 개발에 방점을 찍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서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의 40%를 오리지널 신약에서 내겠다"고 했습니다.
신약 개발사로의 전환을 꿈꾸는 서 회장으로선, 수요가 적은 코로나 복제약 생산에 비용을 들이는 건 큰 틀의 사업전략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한미약품도 올 3월 큰 폭의 경영진 변화를 겪었습니다.
한미의 주역 '3인방'이 모두 일선에서 물러나는 세대교체가 이뤄졌습니다. 권세창 한미약품 전 사장, 이관순 전 부회장, 우종수 전 대표가 물러나고, 박재현 전 부사장이 새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습니다.
특히나 한미약품은 오너 2세들도 점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흐름입니다.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3남매 중 장남인 임종윤 사장만이 한미약품 이사회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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