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경력 단절' 발언 그 후…재조명 되는 女배우의 고충 "내 나이가 어때서?"[TEN스타필드]

강민경 2023. 6. 2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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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의 인서트》
이유리, 여배우의 고민
남배우 송중기 '경력 단절' 발언 재조명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이유리, 고두심, 윤여정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순간 여성 배우 혹은 가수들이 '나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남성도 마찬가지인데, 마치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것처럼 인식됐다.

최근 아빠가 된 배우 송중기의 인터뷰가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송중기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예계에서 남편과 아버지가 된다는 건 종종 일자리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여자와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으면서 점점 더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게 두렵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송중기의 발언은 그가 재혼한 아내 케이티의 출산을 앞두고 나왔다. 여성에게만 해당했던 결혼, 출산 공백기를 남성이 발언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송중기의 발언은 공감보다 경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남성의 경우 결혼, 출산으로 경력 단절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 반면 여성의 경우 결혼, 출산으로 인해 커리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송중기, 케이티 /사진=텐아시아 DB


배우 이유리는 6월 27일 방송된 채널A '엄마의 여행 고두심이 좋아'에 출연했다. 이유리는 대선배인 고두심에게 "진짜 궁금했던 건데, 여배우도 나이가 들지 않냐. 역할이 달라지고 보고 느낀다. 저도 그런 때가 됐다. 어떨 때는 불안하기도 하다. 여자 역할이 한정적이지 않으냐"라고 물었다.

고두심은 "처음엔 엄마에서 고모, 이모로 가고 주인공에게서 벗어나 조연, 단역으로 간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내 경우 ‘전원일기’가 방패막이 됐다. 그 드라마에 주인공이 어디 있나. 아무리 큰 배우 김혜자도 최불암도 병풍이었다. 돌아가며 주연을 해서 그렇다. 덕분에 내겐 그런 갭이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유리는 "난 그게 속상하다. 남자 배우들은 나이가 있어도 멜로를 하고 멋진 역할도 많이 하지 않나. 그런데 여배우의 역할은 다양하지 않다. 그나마 선배님들이 길을 열어주셨지만. 난 아직도 새로운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고 바랐다. 고두심은 "여배우들을 많이 늙히는 거 같다. 작품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라고 힘을 보탰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백종원의 아내로 더욱 불리는 소유진은 "삶과 일의 균형을 추구하는 시대인데, 엄마가 되니 어디까지 아이에게 희생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털어놓기도. 소유진은 연습, 공연 시간이 정해져 있는 연극 무대를 통해 갈증을 해소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드라마도 하고 싶다. 드라마 출연도 열려있다. 저도 이것저것 안 가린다"라고 했다.

한지혜, 전인화, 소유진 /사진=텐아시아 DB


한지혜는 "결혼하고 좀 쉬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려니, 정말 힘들더라"고 동의했다. 전인화는 "나도 결혼하고 중간에 7년을 쉬었다. 또 드라마 '여인천하' 끝나고 최고의 시점일 때 쉬었다"라고 말했다. 박하선은 "열애설 나고 2년, 결혼과 임신, 육아로 2년 동안 경력이 단절됐다. 처음 쉬어봤다. 나는 (경력단절이) 없을 줄 알았는 데 있더라"고 했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여정이 트로피를 품에 안은 건 74살이었다. 아시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자경도 "큰 꿈을 꾸고 실현된다는 걸 보여주길 바란다. 여성 여러분,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말길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과거에는 여성 배우의 나이, 결혼, 출산 등의 이유로 캐스팅에 제한받았다. 요즘은 방송인 이지혜, 홍현희 등처럼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복귀를 선택하는 추세다. 물론 남성 배우, 방송인일 경우 결혼 혹은 아내의 출산으로 예능에 진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제이쓴, 강경준, 심형탁 등이 그 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과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 가사가 있듯이 성에 따른 차별은 없어져야 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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