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요 감소세에 막 오른 '쩐의 전쟁'
[편집자주]2021년 8월 정점을 찍은 배달 수요는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내리막세에 있다. 위기감을 느낀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출혈경쟁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할인 전쟁이 본격화된 5월부터는 배달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배달 앱은 수익성과 배달 수요 안정화를 함께 이뤄낼 수 있을까.
①배달 수요 감소세에 막 오른 '쩐의 전쟁'
②배달비가 얼마인데 적자라고? 배달 앱은 뭐로 먹고 살까
③[체험기] 같은 식당 같은 메뉴인데… 배달팁은 3000원? 2000원? 1000원?
"요새 누가 배달시키나요? 물가도 비싼데."
높은 물가에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외식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범으로 지적된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외식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9%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를 보면 지난달 주요 외식 품목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5년 전과 비교해 28.4%나 뛰었다.
숨 막히는 외식 물가에 배달 수요는 지난해 여름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왔다.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7월부터 지속해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고 있다. 감소 폭은 ▲2022년 12월 마이너스(-)7.9% ▲2023년 1월 -8.3% ▲2023년 2월 -11.5% ▲2023년 3월 -13.0% ▲2023년 4월 -1.4% 등이다. 올해 3월까지 감소 폭이 확대되다가 4월 줄었다.
눈에 띄는 점은 5월부터는 배달 수요가 반등한 것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3사의 월간활성화이용자(MAU)는 총 2945만740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가량 하락했지만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대행업체인 바로고 관계자는 "2021년 8월 정점을 찍은 배달 건수는 지속해서 줄다가 지난 5월부터 전달 대비 6% 증가하는 등 오름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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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사 조사 결과, 음식 배달 이용이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83.9%(중복 응답 포함)가 '높은 배달비'를 이유로 꼽았다"며 "물가 상승에 높은 배달비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며 배달 앱 이용 감소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민은 5월부터 묶음배달 서비스인 알뜰배달을 도입했다. 알뜰배달은 주문 한 건에 들어가는 배달비의 총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은 음식을 더 빨리 받을 수 있고 라이더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배달비가 상대적으로 높다. 배민 측은 알뜰배달이 단건배달의 장점은 살리고 높은 배달 비용이라는 단점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월부터는 '배민1 프로모션'으로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서 배민1 한집·알뜰배달 10% 할인쿠폰 (상시·무제한 발급) + 12% 할인쿠폰(1일 1회 발급)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요기요는 무제한으로 배달비를 무료로 제공하는 '요기패스X'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소비자가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앱 내 요기패스X 표기가 붙은 가게에서 최소 주문 금액(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비를 무료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다. 요기패스X 전국 론칭을 기념해 오는 30일까지 요기패스X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 후 한 달에 대한 구독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 할인 혜택 지역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4월부터 음식 배달을 주문하는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5~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할인 한도는 없으며 현재 서울 23개구와 경기·인천 일부 지역에서 적용되고 있다. 세이브배달을 선택하는 경우 1000원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세이브배달은 가까운 주문과 함께 배달하는 묶음배달 서비스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5월부터 배달 앱들이 소비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였다"면서 "배달이란 시스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누리면서 주문을 유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프로모션 경쟁으로 배달 앱들의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년 만에 흑자를 낸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호실적 원인은 크게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속 매출 성장과 프로모션 축소였다. 배민의 배민1은 10개월 가까이 프로모션이 적용돼 주문이 늘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였다. 배민은 지난해 배민1의 프로모션을 종료하면서 서비스 요금체계를 개편했다.
올해는 배달 수요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할인 프로모션 경쟁이 배달 앱의 활로를 열어줄 지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보다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업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기조가 올해도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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