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망]① 실적 개선에 코스피 2920 등정 가능… 금리는 여전히 변수
코스피 지수, 최저 2140·최고 2920 전망
바닥 다진 국내 기업, 오를 일만 남았다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최고 29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초 2200포인트(P)대로 장을 열었던 코스피 지수는 소폭이지만 우상향하며 2600선까지 오른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지수의 발목을 잡는 요소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실적 바닥을 다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조선비즈가 17개 증권사(IBK투자·KB·NH투자·SK·교보·다올투자·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영·신한투자·이베스트·키움·하나·한국투자·한화투자·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이들이 내다보는 하반기 코스피 지수는 최저 2140, 최고 2920인 것으로 나타났다.
◇ 하반기 코스피 지수, 2140서 2920 오간다
가장 높은 지수를 제시한 KB증권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기업 이익이 반등할 것이라고 점쳤다. 김동원·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 원화 강세로 인한 외국인 수급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미국 경기와 은행권에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이 코스피 지수 상승의 장애물이라고 지목했다. 실제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잠정 집계한 미국의 이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3으로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실리콘밸리은행(SVB)이 3월 파산하면서 시그니처은행 등 지역 은행들이 연쇄 파산했는데, 이후로도 안심할 수 없다고 봤다.
반면 가장 낮은 지수인 2140을 제시한 건 다올투자증권이었다. 다올투자증권은 기준금리 인상, 경기 둔화 등 상반기 중에 적체된 증시 부담 요인들이 하반기에 가시화될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해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방 확인에도 불구하고 탄력적인 사이클 회복이 쉽지 않다”며 “신용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센터장은 “미국 밸류체인에 편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밸류에이션 확장 효과가 있다”며 코스피 지수가 최고 2690까지 오를 것이라고 했다.
◇ 국내 기업 실적 살아나 지수 상승 기대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하반기 증시 상승 요인으로 국내 기업 실적의 턴어라운드를 꼽았다. 대부분 기업이 상반기 ‘실적 쇼크’를 기록하며 바닥을 확인한 만큼 하반기 들어서는 실적이 반등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중 국내 기업 실적의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622곳의 올해 1분기 매출(연결 기준)은 1년 새 5.7% 증가한 697조374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이익 없는 성장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8% 감소한 25조1657억원에 그쳤다. 순이익도 57.7% 줄어 18조84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6%로 지난해 1분기(8.1%)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곧 발표될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기존보다 소폭 후퇴했다. 실적 바닥론에 더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최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2분기 추정 매출액은 633조4977억원, 추정 영업이익 27조8638억원이다. 이는 5월에 예상했던 수치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0.35% 하락한 수준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티센터장은 “국내 기업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턴어라운드한다는 관점에서 하반기 주가 지수 방향성은 우상향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수혜업종인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하반기 증시 상승 요인은 중국의 경기 회복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는 중국 경기 사이클 개선 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국면”이라며 “달러 약세와 신흥국 통화 강세를 기반으로 주식 시장의 상승률이 가장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美 금리 인상 소폭 그쳐 영향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주목한 하반기 증시 하락 요인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미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21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다수가 올해 2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좋은 예측”이라고 했다. 인상 시기에 대해선 “입수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화증권과 SK증권은 하반기 리스크로 미국의 금리 인상을 꼽았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가장 큰 하방 리스크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및 이로 인해 연말 실물 경제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부담”이라고 했다.
다만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내디뎠던 과거와 달리 연말까지의 금리 인상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연준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0~5.25%로 동결하면서 올해 연말 금리 전망치는 5.6%라고 발표했다. 최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그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 조정 시 낙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불안 지속과 통화 긴축 재점화로 주가수익비율(PER)이 하락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되며 지수는 230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대출 연체율이 높다는 점도 리스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빚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00%로 직전 분기(0.65%)보다 0.35%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5년 1분기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연체율에 이어 대출 규모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033조7000억원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큰 리스크는 한국의 자체 리스크”라며 “가계대출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데다 긴축 모드로 국내총생산(GDP) 내 최종 소비 지출 기여도가 장기적인 하락 추세에 돌입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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