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발전 속도 빨라…대중국 무역적자 장기·고착화 가능성 커"

중간재 자립도 향상·기술격차 축소…"반도체·2차전지 등에 집중 투자 필요"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대중국 무역적자가 꼽힌다. 이 같은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가 장기화·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이슈분석-중국 수출부진 현황 및 적자기조 장기화 가능성'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이미 한국을 넘어서고 있는 중국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반도체 등 우위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 없이는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2013년 사상 최대 흑자 기록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해왔다. 2022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52억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는 118억달러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서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기여도는 지난해 12.8%에서 올해(5월까지) 43.2%로 확대됐다.

중국 교역국 중에서도 한국의 수출은 대만과 함께 가장 크게 감소했다. 올해 5월 한국과 대만의 대중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3% 감소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중화학공업품이 전체 수출의 89%를 차지하는 수출 구조에서 상당 부분 기인했다는 평가다. 중화학공업품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는데,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 전자제품(-29%) 품목의 수출액 감소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철강제품(-23%), 화공품(-20%), 기계류와 정밀기기(-12%) 등 중화학 공업품 내 모든 품목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는 높아지는 반면 대중 수출은 양적·질적으로 정체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국산화 정책에 의한 중간재 자립도 향상, 중국의 기술격차 축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초격차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 흐름은 상당기간 동안 반전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현재는 무역수지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도체·2차전지 등 한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