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對中 무역적자 확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준기 2023. 6.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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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우리의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2018년 556억달러 흑자에서 2019년 이후엔 매년 흑자 규모가 줄어들어 작년엔 적자로 전환되고 올해엔 적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우리 산업경쟁력에 대한 착시를 가져온 반도체 제외 시 무역수지 악화는 지난 몇 년간 지속해온 추세적 문제라는 점이 확인된다. 반도체를 제외한 중국과의 무역흑자는 2019년 100억달러에서 2020년 25억달러로 줄어들더니 지난 정부 말인 2021년엔 26억달러 적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자로 전환됐고 작년엔 244억달러로 확대됐다.

대중 무역적자는 코로나 19 이후 중국의 폐쇄정책과 경제성장률 둔화라는 단기 요인에도 기인하나, 중국 중간재산업의 급성장과 자급률 상승, 아세안산(産)의 한국산 대체 등 추세적 요인에도 기인한다. 우리 수출산업기반약화와 경쟁력 하락으로 우리 상품의 존재가 중국에서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중국은 집중적 산업육성정책을 통하여 중간재 산업의 자급률을 높여왔다. 예를 들어 화학공업제품의 경우 2018년엔 관련 중간재 수입이 수출보다 약 1.15배 많았지만 작년에는 수출이 1.41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자립도가 크게 개선됐다. 그만큼 우리 중간재의 중국 수출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편 아세안산의 중국시장 내 약진도 간과할 수 없다. 2018년 한국의 수출상위 50개 품목 중 25개 점유율이 2022년에 감소한 반면, 아세안은 32개 품목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아세안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2018년 12.1%에서 2022년 15%까지 지속 상승 중이다.

최근엔 전기동력화가 진행되면서 배터리와 배터리 연료 등이 대중 무역적자의 새 요인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저가형 전기차 모델 중 일부가 중국산 인산철계(LFP)배터리를 채택하면서 2021년부터는 리튬이온배터리 대중 무역에서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대중 수입의존도는 2018년 90.4%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후 작년엔 94.6%를 보였고, 대중 무역적자액은 2018년 5억달러에서 작년엔 51억달러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배터리 원료·소재인 수산화리튬, 전구체 등도 문제다. 우리는 이들을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배터리용 16개 원료·소재 중 10개 품목의 경우 대중 수입의존도는 1위를 보이고 있고 16개 원료·소재의 대중 무역적자는 35억7000만달러로 나타나 같은 기간 이들 품목의 대 세계 무역적자 14억달러의 2배 이상이 되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올 5월까지 이차전지 원료인 수산화리튬 등 기타정밀화학과 이차전지는 우리의 대중 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5%, 제1위 대중 무역적자 품목이 됐다.

영구자석, 희토류 등의 중국산 의존도 지속하고 있다. 올 5월까지 영구자석의 대중 의존도는 85.8%로 전년 87.9%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절대적이다. 영구자석 제작, 반도체 연마제 등에 사용되는 17종의 희귀 원소로 구성된 희토류의 중국산 수입의존도는 84.6%로 2020년 91.8%에서 소폭 하락세나 여전히 압도적이다.

대중 무역적자는 단기 극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기동력화가 진행되면서 악화할 우려마저 있다. 어찌할 것인가? 우리의 수출산업기반을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길 이외엔 뾰족한 답이 없을 것이다.

배터리, 광물이나 소재 등의 적자 확대에 대해선 특별 대책도 필요하다. 우선, 미국, EU 등의 중국 의존도 완화 노력에 동참하면서 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다자협력체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해외광물 탐사와 개발에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나서도록 정부는 2013년 일몰된 해외자원개발 투자세액 공제 재도입 등 적극 지원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일본의 해저 희토류 개발 경험을 참고삼아 우리도 해저희토류 개발에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차전지나 배터리 산업의 국내 입지를 위해 국내 투자기업이 외국소재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세제지원 등 외국과 최소한 동등한 국내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준기 (jek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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