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브르통 EU 위원 방한…韓 '망대가' 입법 힘 실어줄까

'빅테크의 망 투자 기여' 주장…유럽선 관련 법안도 추진
30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면담…논의 여부에 업계 촉각

FILE - European Commissioner for Internal Market Thierry Breton speaks during a signature ceremony regarding the Chips Act at EU headquarters in Brussels, Tuesday, Feb. 8, 2022. The European Union's executive arm proposed new legislation Thursday, Sept. 15, 2022, that would force manufacturers to ensure that devices connected to the internet meet cybersecurity standards, making the 27-nation bloc less vulnerable to attacks. (AP Photo/Virginia Mayo, file)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내부시장 집행위원이 이틀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통신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브르통 위원은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빅테크의 공정한 망 인프라 기여' 관련 법안을 추진을 주도하는 인물로 우리나라에서도 망 이용대가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는 만큼 협력 논의 여부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브르통 위원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30일 과기정통부 등 정부부처 장·차관급 관계자와 잇단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브르통 위원은 '기가비트 연결법'을 추진하는 인물로 이달 초에는 EU 지역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유럽의 디지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망 투자가 필요한 만큼 빅테크들의 비용 분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또 올 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30) 기조연설에서도 글로벌을 상대로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르통 위원의 이같은 기조는 우리나라 통신업계 의견과도 일맥상통한다. 현재 '공정한 망 이용대가'와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 7개나 발의돼 있다. 이러한 법안 발의 움직임은 세계 최초다. 또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브르통 위원의 방한 중 정책 협력 언급 여부는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브르통 위원은 오는 30일 오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실제 정책 협력과 관련한 의견이 오간다면 다소 지지부진해진 우리나라의 논의를 활성화 하는 불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장관과 브르통 위원은 지난해 11월 '한·EU 디지털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양측은 반도체, 초고성능 컴퓨팅(HPC) 및 양자 기술, 사이버 보안, 5G·6G, 인적 교류와 디지털 포용, 인공지능(AI), 디지털 플랫폼, 데이터 관련 법·체계, 디지털 신원 및 신뢰, 디지털 통상 등 11대 협력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만남과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EU와 디지털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번갈아가면서 장관급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한국에서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번 만남에서는 협력 과제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공개 석상에서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브르통 위원은 같은날 오후 열리는 '한국-유럽연합(EU) 고위급 사이버 안보 콘퍼런스 2023'에도 참석한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이 개회사를 맡고 브르통 위원이 기조연설 단상에 오른다.

이에 앞서 브르통 위원은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남을 갖는다. 만남 자리에서는 반도체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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