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쳤다 하면 홈런’이긴 한데..왕년 MVP, 부활할까 이대로 몰락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6.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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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웬만해선 치지 못한다. 하지만 '쳤다 하면' 홈런이다.

'스타 군단' 뉴욕 양키스는 올시즌 고민이 많다. 지난겨울 9년 3억6,000만 달러 역대급 계약으로 잔류시킨 '캡틴' 애런 저지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고 6년 1억6,200만 달러 대형 FA 계약을 맺은 좌완 카를로스 로돈은 캠프에서 부상을 당해 아직 팀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했다. 또 한 명의 초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 지안카를로 스탠튼 역시 최악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또 한 명 양키스의 고민거리인 선수가 있다. 바로 1985년생 3루수 조시 도날드슨이다. 4년 9,2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도날드슨은 스탠튼과 마찬가지로 부상 후 부진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날드슨은 28일까지 올시즌 22경기에 출전해 .132/.200/.441 7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개막 일주일만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6월 초에야 복귀했다. 커리어 최악 수준의 부진을 보였던 지난시즌(132G .222/.308/.374 15HR 62RBI)보다 더 부진한 수치다.

굉장한 부진을 이고 있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바로 홈런이다.

도날드슨은 올시즌 홈런 7개를 기록 중이다. 홈런 선두 오타니 쇼헤이(LAA)가 이미 28홈런을 쏘아올린 상황에서 홈런 숫자는 대단하지 않다. 다만 홈런 비율이 엄청나다. 도날드슨이 올해 기록한 총 안타는 9개. 도날드슨은 그 중 7개를 홈런으로 기록했다. 총 안타에서 홈런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78%다. 그야말로 '쳤다하면 홈런'이지만 치는 횟수가 너무 적다.

도날드슨은 충분히 좋은 타구를 날리고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도날드슨은 올시즌 평균 시속 91.3마일의 타구를 날리고 있고 강타 비율도 48.9%로 리그 평균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발사각도가 다소 낮지만(6.2도) 워낙 강한 타구를 날리고 있는 만큼 기대 장타율이 0.560에 달한다. 이는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2015년 이후 개인 최고 수치. 심지어 MVP시즌(2015년, 0.546)보다도 높다.

비록 전성기 기량과는 멀어졌지만 올시즌 기대지표는 지난해보다 낫다. 기대 타율도 커리어 로우였던 지난해(0.215)보다 높은 0.223을 기록 중이고 타구 질이 좋은 만큼 기대가중출루율(xwOBA)도 0.355로 지난해(0.299)를 훨씬 상회한다. 올시즌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가 겨우 0.050에 그치고 있는 만큼 BABIP가 평균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1할대 초반에 그치고 있는 타율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양키스 입장에서도 도날드슨은 중요한 자원이다. 저지가 부상으로 이탈한 현재 도날드슨 만큼 홈런을 쏘아올릴 수 있는 타자가 없다. 7홈런은 양키스 팀 내 공동 5위의 기록. 2-4위인 글레이버 토레스(12HR), 앤서니 리조(11HR), 앤서니 볼피(10HR)모두 이미 300타석 전후의 많은 타석을 소화한 타자들이다. 75타석에서 7홈런을 쏘아올린 도날드슨의 홈런 페이스는 팀 내에서도 월등한 수준이다. 스탠튼이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는 만큼 더욱 그렇다.

도날드슨은 계속된 부진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연속으로 제외되자 애런 분 감독과 '담판'을 짓고 출전 기회를 다시 얻어냈다. 그리고 담판 후 나선 첫 경기에서 다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출전 기회를 당당히 요구할 만한 기량은 여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홈런으로 증명한 셈이다.

올시즌 성적은 도날드슨에게도 중요하다. 2020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맺은 4년 9,200만 달러 계약이 올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2024시즌 1,60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이 있지만 이적 후 계속 부진한 도날드슨의 옵션을 양키스가 실행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종료 후 FA 시장으로 향해야 하는 만큼 올시즌 성적이 향후 거취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크게 부진한 모습으로 올시즌을 마칠 경우 그대로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VP 출신으로 최고의 거포였지만 세월을 이기지는 못했고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기량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올시즌에도 부진 중이지만 홈런 페이스 만큼은 놀랍다. 과연 도날드슨이 올시즌을 어떤 모습으로 마칠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조시 도날드슨)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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