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한화가 떠오른다' 질 것 같지 않은 한화 '자신감 폭발', 이젠 정말 5강 꿈 아니다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독수리들의 발톱이 날카롭다. 4점차로 지고 있던 경기도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마리한화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는 중위권 도약이 꿈이 아니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K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6-4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1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부터 시작된 한화의 연승은 이날 승리로 '6'으로 늘었다. 지난 2019년 9월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1371일 만에 일군 6연승이다.
최근 3년간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화의 모습은 예전과 같지 않다. 다른 팀이 된 거 같은 분위기다.
28일 경기를 보자. 선발 매치업부터 상대에 밀렸다. KT는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을 내세웠고, 한화는 구원에서 선발 전환 후 이닝을 늘려가는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투구수 80개의 제한이 있는 가운데 한승혁은 1회부터 흔들렸다. 연속 안타를 맞고 순식간에 4실점했다.
그나마 한승혁이 잘 마무리지었다. 2, 3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내려온 것이 고무적이었다.
이후 불펜진은 릴레이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특히 4회 1사 2, 3루에서 등판한 주현상은 김민혁, 알포드를 연달아 뜬공으로 잡아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선 주현상의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6회 이태양, 7회 김범수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마운드가 버티자 타선도 힘을 냈다.
2회 김태연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한 한화는 4회에도 김태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냈다.
2-4로 추격하던 5회에는 이진영이 벤자민에게 투런 아치를 그려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7회에는 노시환이 KT 구원 손동현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려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리드를 잡은 뒤에도 마운드는 철벽이었다. 필승조가 가동됐다. 8회 강재민, 9회 박상원이 각 1이닝 무실점을 책임지며 팀의 6연승을 지켜냈다.
최근의 한화가 얼마나 분위기가 좋은지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
경기 후 만난 노시환은 "내가 영웅이 아니다. 우리가 지고 있었지만 동점까지 따라갈 수 있는 힘을 내준 우리 선수들, 그리고 우리 중간 투수들이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보다 승리를 만든 동료들을 더 먼저 챙겼다.
투타 조화가 그야말로 완벽하다. 팀이 삐긋할 때 보면 마운드가 잘 막으면 타선이 터지지 않을 때가 있다. 반대로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도 같이 불을 지른다. 이렇게 엇박자가 아닌 투타 완벽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경기 전 적장 이강철 감독도 경계한 부분이다.
이강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분위기를 타면 무섭다. 마운드가 안정되니 쉽지 않은 상대가 됐다. 좋은 팀이 돼 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현재 분위기 상으로 제일 무서운 팀이다"고 경계심을 보였다.
선수들도 좋은 팀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노시환은 "우리 불펜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고 선발 투수들도 그렇다. 현재 분위기로는 질 것 같지 않다. 뭔가 투수들이 다 막아줄 것 같은 든든함이 있다. 투수와 타자간에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최근 승리를 많이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그게 승리의 비결인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기고 있을 때도 투수들이 편하게 던질 수 있게 야수들이 더 점수를 내주려고 하고, 점수 차가 많이 나지 않을 땐 투수들이 어떻게든 막아주려고 한다. 그런 시너지가 승리 비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제 팀에 합류한지 나흘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분위기 적응을 끝낸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도 마찬가지다.
윌리엄스는 지난 24일 창원 NC전부터 팀에 합류했다. 이미 3연승을 기록 중이던 상황.
4연승 달성을 지켜본 윌리엄스는 "(합류하고) 첫 경기 때도 선수들이 엄청난 플레이를 보여줬다.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내더라. 그런 것들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좋은 활약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우리 팀이 하위권에 있을 팀이 아닌 것 같다. 최근 선수단의 에너지를 보면 더욱 그렇다. 지금 순위(9위)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 선수들, 이진영, 노시환, 닉 윌리엄스. 사진=마이데일리DB, 한화이글스]-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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