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만 뿌리던 한화, 10위보다 5위가 가깝다 "매일 순위표 확인한 게 처음"

고유라 기자 2023. 6. 29.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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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1307일 만의 6연승을 질주했다.

한화는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4점차 열세를 홈런 2방과 불펜의 힘으로 뒤집고 6-4 역전승했다.

한화는 전날(27일)에는 kt를 4-1로 꺾고 5연승을 달렸는데 5연승은 2020년 9월 25일 이후 1005일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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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동점 홈런을 친 이진영. ⓒ한화 이글스
▲ 한화 선수단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1307일 만의 6연승을 질주했다.

한화는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4점차 열세를 홈런 2방과 불펜의 힘으로 뒤집고 6-4 역전승했다. 한화는 2019년 9월 26일 이후 1371일 만의 6연승을 달성했다.

한화는 전날(27일)에는 kt를 4-1로 꺾고 5연승을 달렸는데 5연승은 2020년 9월 25일 이후 1005일 만이었다. 2020년에는 5연승으로 연승 행진이 마감됐기에 마지막 6연승은 1년을 더 거슬러올라가야 했다.

2019년과 2020년의 연승 공통점은 시즌이 끝나가는 9월이었다는 것. 2019년 9위에 그친 한화는 9월 승률 0.571로 4위(12승9패)를 기록하며 시즌 승률(0.403)을 훌쩍 상회했다. 최하위였던 2020년에도 5연승이 시작됐던 9월 20일부터 시즌 끝까지 15승17패(0.469 6위)를 기록해, 시즌 승률(0.326)보다 높은 성적을 보였다.

시즌 내내 약한 전력으로 낮은 승률에 고전하다가 막상 시즌이 끝날 때쯤 갑자기 힘을 냈다. 팬들에게는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막판 상위권 순위 싸움에 영향을 미치는 한화를, 순위 싸움에 급한 팀 발목잡는 '고춧가루 부대'라고 부른 것도 그 때문이었다.

고춧가루 부대 외에도 '2020년대 유일한 꼴찌팀'이라 놀림받던 한화가 올해는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달린다. 한화는 28일 승리로 29승4무37패를 기록해 10위 삼성에 4경기 차로 앞선 9위가 됐다. 한화는 8위 KIA를 0.5경기 차로, 7위 kt 역시 0.5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6위 두산, 5위 키움과도 3경기 차로 오히려 10위 삼성보다 가깝다.

한화 상승세를 든든히 떠받치는 것은 마운드다. 한화는 6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1.50으로 같은 기간 리그 1위를 달렸다. 팀 타선도 6위(0.254)로 반등했지만 역시나 야구는 '투수놀음'이었다. 선발진이 4승 평균자책점 1.62(1위), 불펜진은 2승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31(1위)를 기록했다.

문동주가 24일 NC전에서 데뷔 첫 8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리그 최고의 기대주다운 성적을 보였고 페냐는 2경기에 나와 2승을 수확했다. 불펜에서는 8회 강재민, 9회 박상원으로 굳어진 공식이 빛을 발했다. 강재민은 2년 만에 두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 문동주 ⓒ한화 이글스
▲ 닉 윌리엄스(왼쪽)와 노시환. ⓒ한화 이글스

노시환은 28일 경기 후 "1회에 4점을 줬지만 질 것 같지 않았다. 점수를 주고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겠다 싶어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 내가 영웅이 됐지만 영웅이 아니었다. 동점까지 따라갈 수 있는 힘을 내준 선수들이 영웅들이다. 우리 불펜투수도 너무 잘해주고 있고 선발도 좋아서 이기고 있으면 질 것 같지 않다. 투수들이 다 막아줄 것 같다. 야구하면서 매일 순위표를 확인한 게 프로 와서 처음"이라며 최근 팀 분위기를 전했다.

24일 합류해 팀 연승의 한가운데 서 있는 새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는 "팀의 플레이를 보며 계속 'WOW'를 외치고 있다. 지금 팀 성적은 하위권에 있을 실력이 아니다. 선수들이 훈련 때부터 보여주는 엄청난 에너지와 실력을 보고 나니 지금 팀 성적을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연승을 이어가는 행운의 상징이 된다면 좋겠다"고 감탄했다.

한화는 올해 초반부터 최악의 경기력 속에 감독을 경질하고 외국인 코칭스태프를 교체하는 등 내홍을 겪으며 "올해도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는 시즌 후반이 아니라 중반부터 스파이크끈을 바짝 묶은 한화 선수단이 지금의 기세를 타고 어디까지 달려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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