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앞에 감히 ‘GOAT’를 붙이는 선수가 있다… “미친 선수야, 믿을 수 없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투‧타 겸업으로 현대 야구의 역사, 아니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기세가 매서워지고 있다. 숱한 분석을 이겨내고, 막을 수 없는 기세로 달려 나가고 있다.
2021년부터 본격적인 투‧타 겸업을 하며 신기원을 연 오타니지만, 올해는 그 오타니의 투‧타 겸업 역사에서도 최고 시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오타니는 투수로 시즌 16경기에서 95⅓이닝을 던지며 7승3패 평균자책점 3.02, 127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타자로는 79경기에서 타율 0.304, 28홈런, 6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0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메이저리그 1위를 다투고, 투수로도 올스타급이다.
투‧타 겸업은 2차 대전 이후로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야구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양쪽을 모두 잘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메이저리그 레벨이라면 더 그렇다. 투수와 타자를 모두 잘했던 그 전설적인 베이브 루스도 결국 경력 중반 이후로는 타자에만 전념했다. 그런데 오타니는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지만 오히려 투‧타 겸업이 더 예리해지는 양상이다.
오타니의 올해 6월은 말 그대로 기념비적이다. 투수로는 37개의 삼진을 잡았고, 타자로는 13개의 홈런을 쳤다. 6월 일정이 거의 다 끝나가는 가운데 6월 장타율이 0.915, OPS가 1.388에 이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특정 월에 ‘10홈런 이상-35탈삼진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건 오타니가 처음이다. 루스의 경력에도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타니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오타니에 대한 미디어나 팬들의 평가도 높지만, 사실 오타니를 가장 인정하는 건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다. 자신들이 그 무대에서 뛰어봤기에, 둘 다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너무 잘 안다. 현직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오타니를 칭송하기 바쁘고, 전설적인 은퇴 선수들까지 오타니가 만들어가는 역사에 경외감을 표할 정도다.
리그 정상급 투수이자, 현재 시카고 컵스의 에이스인 마커스 스트로먼(32)은 아예 한술을 더 떴다. 오타니를 ‘GOAT’라고 표현했다. ‘GOAT’(greatest of all time)는 해당 분야에서 역사상 최고를 뜻하는 존칭이다. 메이저리그를 거쳐간 수많은 전설이 있지만, 스트로먼은 오타니가 단연 최고의 선수라고 칭한 것이다. 오타니가 아직 은퇴까지 한참 남은 창창한 선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최고의 찬사라고 할 수 있다.
스트로먼은 29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MVP는 쉽다. 그는 매년 그것을 따내야 한다”고 오타니의 놀라운 페이스를 칭찬했다. 이어 “그가 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가장 높은 수준(메이저리그를 의미)에서 뛰는 우리 모두는 우리의 눈을 믿을 수가 없다. 정말 놀랄 만하다”면서 “진짜 ‘GOAT’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라”고 적었다.
오타니가 실제 메이저리그의 ‘GOAT’인지는 사실 알 수 없다. 이는 후대가 평가할 것이고, 또 오타니를 뛰어넘는 선수들이 나올 수도 있다. 지금 오타니를 보고 자란 선수들은 더 이상 투‧타 겸업에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면 5년이나 10년 뒤에는 오타니에 필적할 만한 재능이 나올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오타니가 이런 활약을 조금 더 오래 이어 갈 필요도 있다.
하지만 투‧타 모두에서 이렇게 뛰어난 레벨의 활약을 3년 동안 한 선수도 메이저리그 역사에 찾기 어려운 게 분명하고, 올해가 끝나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라는 타이틀이 붙을 것도 확실하다. 이런 임팩트에 누적 성적까지 뒷받침된다면 은퇴할 때 ‘GOAT’라는 단어가 붙는 게 이상하지 않을 수 있다. 스트로먼의 말처럼, 오타니의 시대를 두 눈으로 보고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일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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