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논의 법정시한… '불참 선언' 노동계 복귀할까

지난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8차 전원회의에서 구속 중인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근로자위원에서 직권해촉한 것에 항의하며 퇴장한 최저임금위 근로자 위원들이 자리가 텅 비어 있다. / 사진=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 법정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노동 탄압'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근로자위원들이 전원회의에 복귀할 지 주목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연다. 이날은 최저임금 논의 법정시한 마지막 날이다. 업계에서는 법정시한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계를 대변하는 근로자위원들이 지난 8차 전원회의에서 전원퇴장해 파행을 빚어 제대로된 논의의 첫 발조차 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근로자위원들은 김준영 근로자위원(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의 구속과 정부의 해촉에 따라 김만재 금속노력 위원장을 새로운 근로자위원 후보로 추천했지만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항의 차원에서 퇴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저임금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의 노동 탄압 폭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는 최저임금위원회에 회의 참석이 어렵다"면서 "향후 최저임금위원회 참석에 대해 앞으로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는데 현재 근로자위원 1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근로자위원들이 조만간 회의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에 불참한 위원들이 2회이상 회의 복귀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없이 복귀하지 않으면 나머지 위원들만으로 재적위원의 과반 참석과 과반 찬성을 통해 최저임금 의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근로자위원들이 복귀하더라도 회의는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6.9% 인상된 1만2210원을 제시한 반면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과 똑같은 9620원으로 동결을 제시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회의에서 "경영계는 임금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업의 지불능력과 법에 예시된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 등 4가지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살펴 볼 때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며 "숙박·음식업처럼 현재 최저임금 수준조차 감당하기 힘든 업종을 기준으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는 법정시한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