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오운완? 이운완!/안미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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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구릿빛 피부에 탄탄한 근육질을 뽐내는 남자다.
남에게 폐를 주지 않는 '자신과의 약속'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도 이운완이 어디냐며 자기합리화 기제를 작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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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구릿빛 피부에 탄탄한 근육질을 뽐내는 남자다. 이상한 상상은 마시라. 아파트 헬스장 벽면에 붙은 대형 사진 속 주인공 얘기다. 헬스 기구가 내려가면 남자의 모습이 사라지고 올라가면 다시 나타난다. 오만상을 쓰며 운동기구를 밀어 올리면 어김없이 근육맨이 기다리고 있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헬스장 사장님의 절묘한 ‘사진 착점’이 탄복스럽다.
일주일에 딱 한 번이라도 운동을 하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모든 약속은 지키기 힘들다. 남에게 폐를 주지 않는 ‘자신과의 약속’은 더더욱 그렇다. 운동기구가 내려갈 땐 절대 저런 근육은 가질 수 없을 거란 좌절이 엄습한다. 올라갈 땐 저렇게 될 수도 있다는 헛된 야망이 꿈틀댄다. 남들이 힘차게 ‘오운완’(오늘운동완료)을 외칠 때, 힘겹게 ‘이운완’(이번주운동완료)을 읊조리는 주제에 말이다. 그래도 이운완이 어디냐며 자기합리화 기제를 작동시킨다. 다음주에도 저 남자를 만나러 와야 할 텐데….
안미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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