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 정부 5년간 왜 질질 끌었나"... 사드 공방은 '꽃놀이패'

김민순 2023. 6. 2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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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마지막 절차인 환경영향평가가 21일 끝났다.

2017년 9월 성주 사드기지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이후 정식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문재인 정부가) 수치 공개를 뭉갠 것이든 의도적으로 평가를 지연시킨 것이든 사드기지 정상화를 방해했고 '사드 전자파 괴담'으로 상주 시민들은 5년 넘게 고통 속에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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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당시 국방부 환경영향평가 '의도적 지연' 의심 
與, 野 공세 '괴담 정치' 치부...日 원전 오염수 문제에도 대입
야당과 차별화로 정국 주도권 확보·전 정권 인사 책임 부각
편집자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마지막 절차인 환경영향평가가 21일 끝났다. 경북 성주에 사드를 들여놓은 지 6년 만에 기지가 정상화됐다. 하지만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를 놓고 정치권이 공방 수위를 높이고 논란을 키우면서 분위기는 더 어수선해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까지 결합해 갈등을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중간에 끼인 국방부는 눈치를 보며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여야와 군 당국의 입장을 살펴봤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농산물공판장을 찾아 성주 참외를 살펴보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매듭짓지 못한 사드 환경영향평가를 '꽃놀이패'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몰아세우는 한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상황에서 여론을 뒤집기 위한 카드로 꺼냈다. 후쿠시마 괴담을 사드 괴담과 연결시켜 연일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이 포화를 퍼붓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2017년 9월 성주 사드기지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이후 정식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공군이 2018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한 사드 전자파 측정값이 인체 보호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데도 이를 일부러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8월 국방부는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해 10개월 만에 일사천리로 끝냈다. 문 정부 5년간 '은폐' 의혹을 제기하는 근거다. 특히 지난 정부가 '국민 건강권'을 걸고넘어지며 "사드 기지 전자파가 유해하다"는 선동에만 골몰했다고 강조한다.

대신 여당은 현 정부가 '과학적 접근'과 '민생'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민주당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환경영향평가 지연 과정과 책임 관계에 대한 사실 확인을 통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아가 국민의힘은 '사드 논란'을 정국 주도권 확보의 지렛대로 삼을 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사드 이슈로 희석시키려는 의도마저 엿보인다. 이에 윤재옥 원내대표는 28일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사드, 광우병, 천성산 터널, 제주 강정마을 등 수년간 계속된 괴담 정치로 정치적 이익을 누렸다"고 일갈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문재인 정부가) 수치 공개를 뭉갠 것이든 의도적으로 평가를 지연시킨 것이든 사드기지 정상화를 방해했고 '사드 전자파 괴담'으로 상주 시민들은 5년 넘게 고통 속에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논평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사드 기지 전자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강조하면 할수록 유리한 상황이다. 이를 고리로 과거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전 정권 인사와 진보성향 시민단체 등을 싸잡아 비판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기현 대표는 환경영향평가 발표 이틀 뒤인 23일 국회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불러 사전에 당과 조율 없이 발표가 이뤄진 것을 질타했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국민 건강, 안전 문제와 직결된 사안을 국무조정실이나 부처 장관이 아닌 '보도자료' 형태로 발표한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시 담당 실·국장 등 공무원이 아직도 그 업무를 보고 있는 만큼 책임 회피가 의심된다. 일종의 '카르텔'이 형성된 것 아니냐"고 전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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