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로버트슨 기념사업회 창립

유석재 기자 2023. 6. 2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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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동맹의 ‘숨은 공로자’ 자료집 발간과 세미나 등 추진

한미(韓美) 동맹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월터 S. 로버트슨(1893~1970·사진) 전 미국 국무부 극동 담당 차관보를 기념하는 ‘월터 S. 로버트슨 기념사업회’가 발족됐다.

1953년 방한한 월터 S. 로버트슨(왼쪽) 미 국무부 차관보가 이승만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김덕룡 민추협 이사장,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안병훈 기파랑 대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강덕 한미협회 이사장, 인보길 뉴데일리 회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회원 20여 명은 28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념사업회의 발족 모임을 가지고 생명과학자 신승일 박사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미국은 6·25 전쟁 당시 휴전 협정을 거부하던 이승만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해 은밀히 ‘에버레디 작전’을 세워 뒀는데, 이 작전을 취소하는 데 역할을 한 사람이 로버트슨이었다. 그는 워싱턴에서 열린 국무부와 합동참모본부 연석회의에서 “우리가 무슨 권한으로 한국 정부를 접수합니까? 우리 자신이 침략자의 입장이 되도록 하자는 겁니까?”라고 소신 발언을 했고, 이후 에버레디 작전은 취소됐다.

로버트슨은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이 휴전에 동의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한국으로 급파됐다. 그는 이 대통령과 수 차례 회담했는데, 이승만은 “미국이 말로만 한국의 방위에 나서겠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으니 반드시 상호방위조약을 맺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로버트슨은 미국이 한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도록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덜레스 국무장관을 설득했다.

기념사업회의 신용석 사무국장은 “미국이 파견한 로버트슨이 이승만 박사의 애국심과 투철한 반공 정신에 감복했던 것”이라며 “로버트슨 차관보가 없었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햇빛을 보지 못했을 것인데 한·미 동맹 70주년이 되는 지금까지 우리는 그를 너무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향후 이승만 탄신 150주년인 2025년까지 2년 동안 한·미 양국에 남아있는 로버트슨 관련 기록을 정리해 자료집을 발간하고 서울과 워싱턴에 학술세미나를 열며 서울과 로버트슨의 고향인 미국 리치몬드에 흉상을 건립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 국장은 “모금 활동을 하지 않고 회원들이 출연한 자금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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