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피라냐’, ‘영주 악어’… 관상용으로 키우다 몰래 버린 탓
얼마 전 경북 영주시 무섬교 부근 하천에서 “몸길이 1m 정도의 악어를 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목격자 5명 중 한 명인 필리핀 근로자는 “고국에서 악어를 많이 봐서 확실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현재까지 악어가 맞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악어는 아프리카·중앙아메리카 등에서 사는 외래종으로 국내에서는 서식하지 않는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만약 악어가 맞는다면 누군가 키우다 버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2015년 강원도 횡성의 저수지에선 남미 아마존이 고향인 ‘식인 물고기’ 피라냐 세 마리와 대형 어종인 레드파쿠 한 마리가 출몰했다. 한반도에는 존재한 적이 없는 어종이다. 관상용으로 키우다 버린 것이다. 외래종을 들여와 ‘신기하다’고 키우다가 감당이 안 돼 하천에 몰래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저수지 물을 다 빼서 피라냐 등을 포획했다.
이렇게 버려진 외래 동물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한다고 한다. 그러나 간혹 적응해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며 토종 생물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붉은귀 거북’이 대표적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악성’으로 분류한 생태계 교란종인데 전국 295곳을 이미 점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중랑천 등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토종 남생이를 잡아먹는다. 수달 외에는 딱히 천적도 없어 계속 퍼지고 있다. ‘중국줄무늬목 거북’과 ‘악어 거북’ 등도 우리 하천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키우던 외래종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이 국내 생태계 보호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생태계 교란종 등을 유기하면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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