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 우물’ 76세 베토벤 장인의 소나타 전곡 연주
“베토벤의 모든 소나타를 사랑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모든 곡이 다 어렵네요(웃음).”
오스트리아의 피아노 거장 루돌프 부흐빈더(76)가 28일 서울 신사동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내한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흐빈더는 ‘비창’ ‘월광’ ‘열정’ ‘템페스트’ 같은 명곡들이 즐비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을 전 세계에서 반 세기 이상 연주해 온 명연주자다. 28일부터 7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도 10시간이 넘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7차례에 걸쳐서 연주한다. 1970년대 이후 이번이 그의 60번째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다. “평생 베토벤이라는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유일무이하고 전무후무한 장인”(음악 칼럼니스트 노승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었던 지난 2020년을 맞아서도 명문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서 작곡가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과 소나타 전곡 음반을 발표했다. 이처럼 나이가 들수록 ‘현존 최고의 베토벤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대기만성의 연주자다. 그는 “대기만성이 없는 센세이션(충격)은 일회성에 그칠 수 있기에 위험하다. 제 인생도 크레셴도(점점 세게)”라고 비유했다.
부흐빈더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악보만 39종을 소장하고 연구하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좁은 시야 때문에 내 해석만 절대적이라고 고집했고 유연하지 못했다. 연주할수록 자유로워지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게 된다”고 했다. 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매력에 대해 “초기부터 말년까지 작곡가의 인생과 함께하면서 사랑과 분노, 유머까지 모든 감정을 담은 작품들”이라며 “특히 작곡가는 자주 사랑을 곡에 담았다”며 웃었다. 내년에는 한국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5곡)을 직접 지휘하며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소원이 있다면 “24시간 동안 베토벤의 방에 앉아서 그를 조용히 관찰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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