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청소년 보호 강화 … 자녀의 톡 친구들 알 수 있다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 메타가 27일(현지 시각) 자사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청소년 사용 모니터링·보호 기능을 대대적으로 추가했다. 메타는 이날 “부모가 자녀의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부모는 자녀가 소셜 미디어에서 누구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몇 시간 동안 메신저를 사용하는지, 친구가 아닌 낯선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받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선 부모가 10대 자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어(친구)를 확인·분석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자녀가 완전히 낯선 사람과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되면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밖에 청소년이 20분 이상 페이스북을 사용할 경우 휴식을 권고하는 기능이 도입됐고, 인스타그램 동영상 시청 시에도 비슷한 휴식 권고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 같은 메타의 조치에 대해 “의회와 각 주에서 ‘소셜 미디어에서 청소년 안전을 강화하라’는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초부터 틱톡·스냅챗 등은 앞다퉈 청소년 보호 기능을 추가하고, 부모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소셜 미디어 중독으로 폭력이나 혐오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기업들이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10대 청소년들이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도록 유도했다”는 내부 폭로까지 나오면서 ‘청소년 소셜 미디어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미국·캐나다·영국에서 청소년 보호 기능을 우선 도입한 뒤 전 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든 “아이들 상대로 한 실험에 대해 책임 물을 것”
미국 CBS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10대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가족 약 1200명이 메타·바이트댄스(틱톡)·스냅(스냅챗)·구글(유튜브)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녀가 소셜 미디어 영향으로 거식증·우울증 등 정서적 문제를 앓거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접근한 성인에게 아이가 성착취를 당한 사건 등이다. 올해 초엔 아예 시애틀 교육구(한국의 학군에 해당)가 빅테크 기업들을 고소했다. 소장에는 ‘아이들의 자살 시도와 정신 건강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급격히 늘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청소년 소셜 미디어 중독으로 가정·교육 현장이 흔들리는 사례가 잇따르자 지난 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설에서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우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빅테크 기업과 소셜 미디어를 규제할 초당적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10대는 반드시 부모 동의하에 소셜 미디어 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유타주 법안을 비롯해 ‘청소년 데이터 수집 금지’, ‘청소년에겐 콘텐츠 추천 금지’ 등을 골자로 한 소셜 미디어 관련 법안이 속속 연방 의회, 주 의회 차원에서 발의되고 있다.
◇부랴부랴 청소년 보호 기능 마련하기 시작한 테크 기업들
미국 정치권 전체와 학부모들을 적으로 두게 된 테크 기업들은 부랴부랴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감독할 권한과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미국 10대의 최고 인기 소셜 미디어로 꼽히는 틱톡은 지난 3월 18세 미만 사용자는 하루 60분만 틱톡을 사용할 수 있고, 부모가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사용 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틱톡은 타인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은 16세 이상 청소년부터만 쓸 수 있고,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로 성인이 청소년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성인이 청소년에게 부적절하게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4월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에 벌금 1590만달러(약200억원)를 부과했다. 영국은 13세 미만 청소년은 소셜 미디어에 가입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바이트댄스가 13세 미만 어린이 130만명이 틱톡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거나 차단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물은 것이다. 영국 정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13세 사용자가 틱톡에 가입하자마자 30분 만에 자해·거식 관련 콘텐츠가 틱톡에서 추천됐다”며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대로 관리할 것도 명령했다. 아일랜드 정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청소년들의 개인 정보를 적절하게 보관하고 사용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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