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거장을 한국 영화에 빠지게 한 작품은 ‘박하사탕’
아리 애스터(37) 감독의 영화 ‘유전’과 ‘미드소마’를 보고 나면, 어떤 미친 사람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궁금해진다. 27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애스터 감독은 온화한 미소로 답했다. “왜 자꾸 영화에서 사람 머리를 터뜨리느냐고요? 재밌고 통쾌하잖아요.”
애스터 감독은 단 두 편의 영화로 ‘호러 거장’ ’공포영화의 새로운 제왕’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7월 5일 개봉)’는 ‘조커’ 호아킨 피닉스와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애스터 감독이 12년 전 쓰기 시작한 대본으로 중년에도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 ‘보’가 엄마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떠나는 긴 여정을 그렸다. 애스터 감독은 “겁에 질려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내가 좋아하는 유머를 듬뿍 넣은 블랙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끊어낼 수 없는 가족 관계를 섬뜩하게 그린 ‘유전’에 이어, 이번에도 끝없이 아들의 사랑을 시험하려 드는 괴기스러운 엄마가 등장한다. 그는 ‘가족’을 “벗어날 수 없는 요새”에 빗대며 “세 편의 영화를 통해 친숙한 가정을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뒤틀면서 가족의 본질을 탐구해왔다”고 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으로 한국 영화에 ‘입덕(좋아서 빠져듦)’했다. 한국 영화의 오랜 팬으로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 제작도 맡고 있다. 좋아하는 한국 영화를 묻자 ‘오발탄’을 한국어로 답했다. 이어서 이창동·박찬욱·봉준호·나홍진 등 감독의 이름을 줄줄 읊었다. 애스터 감독은 “최근 30년간 한국 영화를 보면 과감하게 장르를 해체하는 작품이 많은 것 같다”면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는 뻔하게 들리겠지만, 역시 송강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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