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흐르는 강이 되자-낙동강·550 /서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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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만약 물이 될 수 있다면 어떤 물이 되고 싶을까.
시인은 흐르는 강이 되자고 한다.
강은 산과 바다의 경계이다.
시인은 강이 물길을 만드는 모습에 우리 인간이 뱃길을 만들고 인생길을 만들어 가는 여정을 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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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물이라면 흐르는 강이 되자
혼자 웅크려서 가라앉는 늪보다는
강마을 휘돌아 감돌아 물길 함께 엮어가자
흘러, 한 생애를 파도로 어깨 겯고
뿌리마다 눈길 적신 푸르른 강이 되어
점점이 끊어진 세상 한 물길로 이어가자
누구나 만약 물이 될 수 있다면 어떤 물이 되고 싶을까.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 농토를 촉촉히 적셔주는 저수지,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 오염수를 정화하는 정화수, 기쁨과 감동에 북받쳐 흘리는 눈물 등이 되고 싶을 것이다.
시인은 흐르는 강이 되자고 한다. 왜 강일까. 산이 물의 근원지라면 바다는 종착지이다. 강은 산과 바다의 경계이다. 출발과 머무름 사이에서 파닥거리는 과정이다. 시인은 강이 물길을 만드는 모습에 우리 인간이 뱃길을 만들고 인생길을 만들어 가는 여정을 투영한다. 혼자 웅크린 늪이 아니라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강이 되자고 한다.
강은 인류 삶의 터전이자 문명 발상지이기도 하다. 시인의 바람처럼 곡절과 시련으로 점철된 삶 속에서도 서로 눈길 주고받으며 어깨 겯고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흩어진 이산가족도 모이고, 대립된 이념으로 분열된 사회가 소통과 통합의 시대를 열어 가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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