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결 다른 ‘아날로그 애니’ ‘발레 판타지’
2023년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뜨거운 태양 혹은 장마를 피해 야외 공연은 주춤했지만,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전시는 다양한 모습으로 시민을 기다린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마다 찾아오는 작은영화영화제는 70회 차를 앞두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 프레임씩 변화를 주면서 캐릭터를 촬영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터, 박재범 감독의 네 작품이 상영된다. 부산발레시어터는 오는 30일 금정문화회관에서 ‘SNOW WHITE’를 무대에 올린다. 디즈니 제작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내용과는 다른 이야기의 누아르 발레 판타지다. 부산해운대구 뮤지엄 원에서는 왕지원 작가의 새로운 질서로 표현된 ‘평형 조건’이 다음 달 30일까지 열린다. 홍티예술촌에서는 김가민, 손형호 개인전을 오는 8월 4일까지 진행한다.
- 작은영화영화제 박재범 감독展
- ‘빅 피쉬’ 등 스톱모션 애니 4편
- 누아르 발레 ‘SNOW WHITE’
- 매혹적 춤으로 동화의 진실 알려
- 김가민·손형호 ‘홍티’서 개인전
◇ 영화
▷딥슬립커피 ‘작은영화영화제’
제70회 작은영화영화제(집행위원장 김미라)가 다음 달 5일 오후 7시30분 딥슬립커피(수영구)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 주제는 ‘스톱모션 애니메이터, 박재범 감독전’이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의 움직임을 연속으로 촬영하지 않고 한 프레임씩 움직임에 변화를 주면서 촬영한 후 그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잇는 기법이다. 박재범 감독의 ‘더미:노 웨이 아웃’(2015) ‘빅 피쉬’(2017) ‘스네일맨’(2019) ‘지혜로운 방구석 생활’(2020) 등 네 편(45분가량)이 이날 상영된다. 박재범 감독과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 김상화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삶의 의미 있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제는 “캐릭터들과 친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료 무료.
◇ 전시
▷홍티예술촌 김가민·손형호 개인전
서부산 창작거점공간 홍티예술촌 1, 2층에서 김가민, 손형호의 개인전이 오는 8월 4일까지 열린다. 김가민 개인전 ‘해석된 벽돌’은 주어진 공간에서 은유된 신체의 변화를 보여준다. 전시장 벽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들에 담긴 은폐된 지난 자신의 불안에 관한 기록이며, 과거의 모습을 직면함으로부터 온전한 주체성을 찾아가고자 하는 과정을 전시로 풀어낸다. 손형호 개인전 ‘우리들이 만든 소문’에서는 헛소문 속 성씨로 현재를 살고 있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표현한다. 작가는 사주팔자를 해석해 만들어진 인물의 이야기를 관상학에 기반하여 가상의 인물을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헛소문으로 만들어진 얼굴의 생김새를 통해 우리는 어떤 해석과 판단을 하며, 어떤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왕지원 개인전 ‘Equilibrium’
부산 해운대구 뮤지엄 원 2층 기획전시실에서 왕지원 개인전 ‘Equilibrium(평형조건)’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여태껏 보여온 작품과 사뭇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 작가의 새로운 질서가 녹아있는 조형 언어의 중심에는 육면체가 있다. 전시 작품 중 ‘Equilibrium 01’을 보면 작가가 생각하는 육면체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육면체의 조화로운 비율과 대칭적인 모습은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질서의 모습을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품을 자세히 보면 첫인상과 달리 육면체가 이리저리 왜곡된 채로 구성되어있는 전시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를 통해 작가는 고정 불변할 것 같은 것들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 공연
▷부산발레시어터 ‘SNOW WHITE’
부산발레시어터가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부산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SNOW WHITE’를 무대에 올린다. 누아르 발레 판타지로 그리는 ‘SNOW WHITE’는 독일 그림 형제의 동화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1937년에 디즈니가 제작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로 알려진 애니메이션 내용과는 무관하다. 공연은 동화에 등장하는 사악한 마녀가 사실은 백설공주의 친어머니라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왕비가 친딸을 내친 이유는 남편인 왕이 백설공주를 탐해서다. 근친상간으로 자신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한 왕은 왕비가 하라는 대로 딸을 숲속에 버렸고, 그렇게 백설공주는 난쟁이들과 만나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부산발레시어터는 현대무용의 류장현 안무가와 협업해 낯설지만 매혹적인 춤의 언어로 동화의 숨은 진실을 전하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러닝타임 60분. 티켓 R석 3만 원, S석 2만 원. 8세 이상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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