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아름다운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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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배터리 아저씨'로 불린 박순혁 전 금양 이사는 요즘 '작가'를 자처한다.
그래서 이름을 밝히지 않는 기부가 가능할 것이다.
엊그제 고려대에 익명의 독지가가 630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공개됐다.
그동안 부영이 사회 곳곳에 한 기부금은 기숙사 설립, 피아노 및 도서 기증 등까지 합쳐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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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성과 부진자를 위한 헌신이 바로 기부의 정신이다. 건강한 사회에는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 조금 여유 있는 사람이 나서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 요즘 세태가 각박하다지만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다. 매년 연말 광화문 네거리에 세워지는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기지 못한 적이 없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12월부터 1억원 이상 기부자를 대상으로 운영해 온 ‘아너소사이어티’에는 현재 3181명이 가입돼 있다.
기부자들 인터뷰를 보면 한결같이 “기부를 하니 행복하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기부는 남을 돕는 행위이지만 스스로에게 행복감과 만족감, 자부심을 준다. 노법래 세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논문 ‘기부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까?’에 따르면 기부는 주관적인 삶의 만족과 우울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복지패널 1∼13차연도(2006∼2018년) 자료를 결합해 총 1만8489명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개인의 행복이나 효용이 타인의 효용 증대에 의해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따뜻한 빛(warm glow)’의 효과다. 그래서 이름을 밝히지 않는 기부가 가능할 것이다.
엊그제 고려대에 익명의 독지가가 630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공개됐다. 1905년 고려대 개교 이래 가장 많은 액수다. 이어 이중근 부영 회장이 사비로 고향 마을 280여가구에 세금을 공제하고 2600만∼9020만원을 입금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부영이 사회 곳곳에 한 기부금은 기숙사 설립, 피아노 및 도서 기증 등까지 합쳐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밝히는 이들로, 존경받아 마땅하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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