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코이 물고기’ 이야기 다시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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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의도 정치권에서 사람을 만나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정치인들은 어디로 출마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하철 승강장 바닥에 무릎을 꿇고 시위대를 향해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도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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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 지역은 정하셨대요?”
요즘 여의도 정치권에서 사람을 만나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정치인들은 어디로 출마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이 논의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에 출마하면서 그해 1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던진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는 발언을 머쓱하게 하는 멋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제가 선천적 장애인이 결코 의지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반박했다.
국회 입성 후에는 김 의원의 안내견 ‘조이’가 뉴스의 중심에 섰다. 개원을 앞두고 그간 ‘동물국회’라는 비난을 받아 온 국회가 정작 안내견의 출입 규정을 갖추지 못해 조이의 등원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를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앞다퉈 조이의 등원을 응원했고, 결국 사무처도 이를 수용했다.
2004년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이 헌정사 첫 시각장애인 의원으로 선출됐을 때, 사무처는 정 의원의 안내견 동반 등원을 제지했다. 이 때문에 동료 의원이 정 의원의 팔을 붙잡고 본회의장을 안내하는 촉극이 연출됐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르도록 국회는 시각장애인을 향해 눈을 감고 있었다. 이제는 본회의장에서 김 의원과 조이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지난해 3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퇴근길 지하철 시위 현장을 김 의원이 찾았다. 그는 지하철 승강장 바닥에 무릎을 꿇고 시위대를 향해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도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지난 4월 간호법 표결에서도 김 의원은 당론과 달리 찬성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법안 한 문장 한 문장을 꼼꼼히 읽어 봤지만 간호사가 단독 의료 활동을 할 수 있는 조항은 없었다”며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서 당론이 아닌 민의를 대변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김 의원도 내년이면 임기를 마치고 국회를 떠난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전직 의원은 이번 국회에서 가장 주목할 인물로 김 의원을 꼽았다. 그는 “다른 의원들은 이런 상식적인 질문과 정치를 왜 하지 못했느냐”고 지적했다. ‘어디에 나갈 것인가’보다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고민해 온 김 의원의 ‘불출마’는 여러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조병욱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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