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어려진 ‘만 나이’…실생활 체감은 글쎄

연령통일 시행 첫 날 시민 반응
술·담배 판매는 ‘연 나이’ 동일

▲'만 나이 통일법'. 그래픽/한규빛

28일부터 ‘한국식 나이’가 아닌 ‘만 나이’로 통일 시행되면서 전 국민의 나이가 한, 두 살씩 어려진 가운데 시행 첫 날 시민들은 실생활에서 만 나이 시행이 체감되지는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법제처에 따르면 28일부터 나이 계산·표시의 기준이 ‘만 나이’로 적용됐다. 그 동안 우리나라 나이는 행정분야에서는 ‘만 나이’를 일괄 적용해왔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세는 나이’인 한국식 나이를 사용해 일부 혼선을 빚어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만 나이’ 연령 통일 내용이 담긴 민법 개정안이 공포, 행정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날부터 계약 등에 표시되는 모든 나이는 만 나이로 통일됐다.

만 나이 시행 첫 날, 시민들은 실생활에서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춘천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29)씨는 “원래 평소에 30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만 나이 계산으로 인해 30대가 아닌 20대로 돌아간 것 같다 기분이 좋다”며 “하지만 이게 단순히 기분이 좋은 거지 실생활에서 바뀐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주에서 12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모(46)씨도 “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누구는 12살이고 누구는 11살이라고 얘기가 나왔다면서 자기는 만 나이로 하면 몇 살이냐고 묻길래 생일이 지나 12살이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만 나이 통일이 적용되더라도 술·담배 판매 기준은 청소년보호법을 따라 연 나이로 변함이 없다. 연 나이는 올해 연도에서 출생연도를 뺀 나이다. 따라서 술·담배는 연 나이 19세 즉 2004년생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춘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66)씨는 “오전에 신분증 검사를 하다가 2004년 9월생에게 담배를 팔아도 되나 헷갈리는 부분은 있었다”며 “당분간은 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정호 kimjho@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