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가지요금 논란, 상권 타격 우려

-상황 확인 없는 문제 제기, 지역 이미지 훼손

여름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불거진 ‘지역축제 바가지요금’ 논란에 지역 상권이 속앓이하고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참가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전후 상황에 대한 확인 없이 바가지요금으로 단정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요금 폭탄은, 문제가 제기되는 것만으로 지역 축제의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 상인과 상가에 큰 타격을 주게 돼 무분별한 논란 만들기는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축제 바가지요금 시비는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인 춘천막국수닭갈비 축제와 강릉 단오제에서 나와 시선을 끌었습니다. 춘천의 경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름 10㎝ 크기의 감자전을 3장에 2만5000원에 판매했으며, 닭갈비도 비싼 가격에 팔았다는 취지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이에 춘천시와 축제조직위원회는 사진의 진위 등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시는 닭갈비는 250ｇ당 1만4000원에 판매됐으며, 감자전은 옛날 가격표를 사용한 탓에 2만5000원으로 기재됐을 뿐 실제로 1만5000원에 결제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강릉단오제는 상인들과의 사전 간담회를 통한 가격 협의, 매일 가격·위생 확인 등을 통해 바가지요금 대처에 좋은 평을 받았지만, 축제 막판 SNS에서 불거진 ‘슬러시 8000원’ 논란이 일었습니다.

요금 논란이 이슈화하자 여름 축제와 피서 시즌을 앞둔 상권과 지자체도 곤혹스러워합니다. 문제가 부각되면 지역 이미지가 실추해 상경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소비자의 고정 관념도 바가지요금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제주도 등 타지역 음식점이나 외국 여행 시에는 한 끼 5만~1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며 음식을 즐기면서, 도내에서는 1만원 안팎의 가격에도 불만을 제기한다며 하소연합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재료비 등 비용 부담이 늘고 있는데, 지역 상인들은 손해를 보면서 영업하라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옵니다. 축제장 판매 가격은 대부분 시내 외식비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소비자에게 거부감을 줄 정도의 바가지요금은 지양해야 마땅합니다. 특히 행사장의 음식 가격은, 축제 이미지와 흥행을 위해 입점 상인들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성수기를 앞두고 주기적으로 요금 논란에 휩싸여서는 안 됩니다. 단속 중심의 가격 관리도 능사는 아닙니다. 지자체는 소비자는 물론, 상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