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토하는 기침…‘객혈’이 발생하는 질환 4가지

임태균 2023. 6. 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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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에서의 어떠한 이상반응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특히 기침을 하면서 가래와 함께 피가 나오는 객혈(喀血)은 더욱 그렇다. 객혈은 주로 폐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우리 몸의 호흡을 담당하는 기관지에 본질적인 문제가 생겼다는 중요한 징후일 수 있다. 객혈이 발생할 수 있는 4가지 주요질환을 살펴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1. 폐결핵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라는 특정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이다. 혈류나 림프관을 따라 몸의 어느 기관에나 전파될 수 있는데 폐가 가장 침범을 잘 받는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결핵은 폐결핵을 뜻하며, 폐 이외 조직에 발생한 결핵은 ‘폐외성 결핵’으로 부른다.

객혈은 결핵의 일반적인 증상 가운데 하나다. 이밖에도 초기에는 피로감‧열감 등 평범한 증상이 나타나고, 기침‧가래‧체중감소와 호흡곤란이 동반될 때가 많다.

결핵은 주로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결핵균이 포함된 감염 입자가 공기 중에 나와 존재하다 다른 사람의 호흡과 함께 폐에 들어가 감염된다. 대개 접촉자의 30%가 감염되며, 감염된 사람의 10%는 결핵 증상이 발생하지만 나머지 90%는 잠복결핵 감염자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결핵 발생률이 26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결핵은 법정 감염질환 가운데 코로나19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2021년 기준 1430명)한 질환이기도 하다. 감염질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결핵 발병률이 상위권인 데는 국민의 30%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복결핵’에 감염됐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을 가지고 있으나 증상도 없고 전염력도 없는 상태를 뜻한다. 다만 환절기 등 면역력이 조금이라도 저하되면 언제든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

2. 폐렴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기관지 속 폐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감염질환이다.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이 주된 원인이지만 드물게는 화학 물질이나 구토물 같은 물질을 흡입함으로써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폐렴 원인균의 항생제 내성이 더 강해지고 있어 더욱 치료하기 어려운 경향을 보인다.

폐렴이 생기면 기침‧가래‧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폐렴 초기에는 가래 색깔이 노랗거나 탁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지만, 증세가 심해질수록 피가 섞인 선홍색의 객혈이 발생할 때가 많다. 피로감‧두통‧설사와 같은 면역반응에 따른 일반적인 증상이 발생할 때도 있다.

폐렴 치료에서는 주사 혹은 경구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외래에서 치료할 수 있지만,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면 나타나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객혈이 나타나는 폐렴은 폐농양이나 폐혈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을 수 있어 입원치료가 필수다.

이미지투데이

3. 폐암

폐에 생긴 악성종양을 뜻하는 폐암은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기침이나 객담(가래) 같은 증상만 나타나는 수가 많다.

객혈은 이러한 폐암을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증상 가운데 하나다. 폐암의 종류는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非小細胞) 폐암과 소세포(小細胞) 폐암으로 구분한다. 폐는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기 위해 많은 미세혈관이 모여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폐암의 종류와 상관없이 국소적으로 암 덩어리가 커지기 시작하면 객혈이 발생하기 쉽다.

폐암으로 발생하는 객혈은 폐렴과 다르게 강한 붉은색을 띄는 게 특징이며 맑은 가래와 섞여있을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객혈이 발생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4. 기관지확장증

기관지확장증은 폐 속의 큰 기도인 기관지가 심한 호흡기계 염증으로 손상을 입어 영구적으로 확장됨으로서 객담 배출 기능이 약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백일해와 홍역 같은 소아질환이 기관지확장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낭포성섬유증 같은 선천성 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폐에 반복적으로 세균감염이 일어나 발생할 때가 많다. 특히 폐결핵을 심하게 앓은 후 완치됐으나 그 후유증으로 기관지확장증이 나타나 객혈이 이어질 때도 있다.

기관지확장증에 따른 증상은 6~9개월이나 1~2년에 걸쳐 서서히 악화되는 게 특징이다. 누웠을 때 평소보다 더 심하게 기침이 발생하며 이때 진한 녹색 또는 노란색 가래가 많이 나온다.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도 흔한 증상이다. 숨을 쉴 때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도 하며, 색색거리는 소리가 나고 숨이 가쁜 모습을 보인다.

기관지확장증이 이미 발생한 후에는 이를 원상회복이 어렵다. 기관지 모양 자체가 변한 상태여서 치료를 해도 그 모양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 이에 따라 기관지확장증의 치료목적은 조기치료와 비정상적인 기관지에 이차적인 세균 감염이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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