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씹었다간 치아 ‘우두둑’…이렇게 먹으세요
평소에 치아관리를 잘했더라도, 음식을 잘못 씹었다가 치아가 파절돼 신경치료까지 가는 경우가 있다. 치아의 외부는 단단한 법랑질(에나멜)로 이뤄져 있으나 잘못된 방식으로 음식을 먹으면 치아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마모되거나, 금이 갈 수 있다. 치아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음식을 먹을 때부터 몇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셰릴린 페줄로 뉴욕대학교 치과대학 임상 조교수 등 전문가의 조언을 토대로 올바른 음식 섭취요령을 최근 소개했다.
◆사과·당근, 조각 잘라서 먹는 편이 안전='아침에 사과 한개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속담이 있지만, 무심코 한가득 베어 물었다간 치과의사를 찾아가게 될 수 있다. 단단한 과일을 무리해서 씹으면 치아 법랑질이 손상되거나, 작은 외부 자극에도 시큰거리는 ‘민감성 치아’가 될 수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로렌 베커 치과의사는 사과를 통째로 씹어서 먹기보다는 다소 번거로울지라도 조각으로 잘라서 먹을 것을 권했다.
베커 치과의사는 “사과를 잘라서 먹어야 씹는 힘이 강한 어금니에 과일을 직접 밀어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근이나 브로콜리와 같은 단단한 채소를 날것으로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잘게 자르거나 살짝 쪄서 먹는 편이 좋다.
◆옥수수 먹을 땐 ‘앞니 주의’=7월이 제철인 고소한 옥수수, 푹 쪘다가 식힐 틈도 없이 단단하게 여문 알갱이들을 하나하나 뜯어 먹고는 한다. 하지만 자칫 앞니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진짜 옥수수가 아니라 ‘다른 옥수수’가 나갈 수 있다. 앞니는 어금니에 비해 외부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씹고 깨무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페줄로 조교수는 “치아가 파절되거나, 크라운과 같은 치아 수복물이 이탈될 수 있다”며 “옥수수 알갱이만 털어내 포크로 찍어서 먹거나, 샐러드나 수프 등 익힌 요리로 만들어 옥수수를 즐기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 산성 띤 감귤류·피클, 섭취 후 입안 헹궈내야=오렌지 같은 감귤류 과일은 산성을 띠기 때문에 치아 법랑질을 침식시킬 수 있다. 페줄로 조교수는 과일을 먹은 후 입안을 물로 행궈 산도를 중화시킬 것을 권장했다. 피클도 산성을 띠기 때문에 먹을 때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엘리자베스 크랜포드 로빈슨 치과의사는 “피클 몇개를 집어 먹는다고 해서 치아가 손상될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되도록이면 피클만 먹을 게 아니라 다른 식사와 곁들여 반찬으로 즐기는 편이 좋다”고 밝혔다.
◆ 말린 과일, 어금니 홈에 달라붙을 수 있어=말린 과일도 안심할 수 없다. 과일을 말리면 당분이 더 많아지고, 끈적끈적해져 치아에 더 잘 들러붙기 때문이다. 끈적이는 캔디처럼 어금니에 있는 홈에 잔여물이 그대로 달라붙어 있으면 입안의 박테리아가 당분을 먹어 치아 건강에 유해한 산을 생성한다. 충치 예방을 위해선 말린 과일을 먹은 뒤에 바로 치실을 사용하고 양치질을 해 입안에서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하도록 한다.
◆견과류, 하나씩 천천히 씹어서 즐겨야=견과류(堅果類), 말 그대로 ‘견고한 열매 종류’를 말한다. 겉이 딱딱해서 세게 깨무는 경우 치아가 손상될 수 있다. 비록 부러지지 않더라도 치아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 씹을 때마다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견과류를 한움큼씩 집어 씹어먹기보다는 한알씩 천천히 씹어 먹기를 권장한다. 페줄로 조교수는 “견과류를 한번에 하나씩 조심스럽게 씹어 즐기거나, 얇게 썬 견과류로 바꿔 먹는 편이 치아건강에 좋다"고 설명했다.
◆팝콘, 알맹이는 씹지 않도록 주의=영화관에서 즐겨 먹는 ‘국민 간식’ 팝콘. 식감도 폭신폭신한데, 무슨 주의가 필요하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팝콘의 옥수수 알맹이가 잇몸에 끼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팝콘을 먹은 뒤엔 칫솔질과 치실 사용을 습관화하는 편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로빈슨 치과의사는 "팝콘의 단단한 알맹이를 씹다가는 치아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씹지 말라"고 당부했다.
◆스테이크·육포, 식사 후 치실 사용을=스테이크나 육포는 치아와 잇몸 사이에 쉽게 낄 수 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특히 육포는 치아 홈에 달라붙는 경향이 있어 즉시 제거하지 않으면 법랑질이 손상될 수 있다. 육류 위주의 식사나 간식을 먹은 뒤에는 이쑤시개 등으로 치아의 씹는 면에 붙어 있는 고기를 떼어내고, 치실을 사용해 잇몸과 치아 사이의 공간에 있는 음식물을 제거해야 한다. 로빈슨 치과의사는 “음식물이 치아 표면 옆에 남아 있으면 구취를 유발하고 결국에는 썩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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