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18년 선수생활 은퇴 '해방감'만 남았다" 반전의 피겨퀸 입담 ('유퀴즈')[종합]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가 행복한 은퇴 후 일상을 전했다.
2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200회 특집으로 영원한 피겨여왕 '연아 퀸' 김연아가 18년 피겨 인생을 모두 전했다.
김연아는 '무한도전' 이후 6년 만의 예능이다. 그는 "뭐 크게 바쁘지 않게 일 있으면 하고 쉴 땐 쉬고 그냥 특별한 거 없이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고, 유재석은 "못 본 사이 김연아 씨가 결혼도 하시고 축하 드린다"고 결혼을 축하했다. 그러면서 유재석은 "안에서 조셉이 그러더라. '초대받으셨어요?' 못 받았는데 저는 갈 마음이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당황한 김연아는 "죄송하다. 뭐 연락처도 없고"라면서 유재석을 초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유재석은 여기에 "죄송하긴요. 얘기 꺼낸거다"라고 말하면서도 "불렀으면 갔을 것"이라고 뒤끝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연아는 앞서 '유퀴즈'에 출연한 남편 고우림을 언급하자 "(모니터링) 당연히 했다"면서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에 포레스텔라를 많은 분들께 알릴 계기가 된 것 같아 섭외가 왔다고 해서 저도 좋아했고, 멋진 분들인데 좋은 프로를 통해 보니 기분이 좋더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남편 고우림의 '새삥' 댄스에 "안 그래도 가기 전에 왠지 시킬 것 같다고 걱정하더라. '시키면 해야지 뭐 어떡해' 했다"고 여전한 카리스마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김연아가 캐나다의 한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영상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이상화 언니가 스케이트를 타보라고 한 곳인데, 기회가 됐다"면서 캐나다 한국 수교 60주년 명예대사가 된 근황을 덧붙이기도 했다.
김연아는 은퇴한지 9년, 선수 생활을 18년 정도 했다. "7살때 스케이트를 시작해서 24살까지 했다"는 그는 "섭섭함은 없었다. 해방감만 있었다"라며 솔직한 은퇴 심경을 밝혀 웃음을 안겼다. 그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은퇴를 했으면 섭섭함이 있었을 텐데, 여자 피겨 선수가 챔피언을 한 번 했는데 두번째 올림픽을 나간다는게 흔치 않은 일이다"면서 "소치 올림픽 때 고령에 속했다. 24살 이었지만, 보통 10대 후반부터 유연성, 근력도 떨어지고 노화가 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18년째 금융광고 모델인 김연아는 "선수생활 만큼이나 했네"라면서 "1년씩 계약한다"고 밝혔다. 은퇴 후 김연아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새벽 3~4시에 자고, 12시쯤 일어난다"는 하루 일과를 이야기했다. 선수시절 '빵'을 좋아해 체중 조절에 힘들었던 그는 "빵을 잘 안먹게 되더라. 밀가루, 튀긴음식을 못 먹게 해서 먹고싶었던 것 같다"고. 하지만 "라면의 맛을 알아서 너무 괴로웠다"는 김연아는 "지금은 라면을 종류별로 사서 먹는다"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선수 시절엔 야식 개념 자체가 없었다"라면서 "지금도 체중 조절을 하고 있긴 하지만, 가끔 한 번씩 먹긴 한다. 야식의 맛이 있더라"고. 또 "집순이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점점 집순이 스타일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 받은 택배는 빈티지 커피잔에 꽂혀서 샀다"는 등 털털하고 솔직한 입담을 자랑했다.
김연아는 "한동안 운동을 안 하다가 치료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운동이 꼴도 보기 싫은 쪽인데, 살기 위해 건강을 위해 딱 살 정도만 운동을 하고 있다"고. "운동 총량을 다 쓴 것 같다"는 그는 "타고난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선수할 때도 체력이 늘 문제였고, 끌어올리기 위해 운동을 많이 했다. 마지막엔 소원이 숨이 안 찼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숨 좀 차야한다고 하더라. 걷기 운동이라도 하려고 워킹 머신을 집에 샀다"고 이야기했다.
김연아는 '올포디움' 대기록에 대해 "밖에서 보면 결과가 화려하고 드라마틱해보이지만, 그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은 드라마틱하지 않다. 결과에 대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성격이다"라면서 "무덤덤한 성격이 스포츠에 잘 맞았던 것 같다. 영향을 안 받진 않지만, 덜 받는게 정신적으로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부모님이 피겨에 관심이 있으셨고, 집근처에 링크장에 놀러갔다가 취미로 하게 됐다"면서 "당시 점프를 겁 없이 하니까 코치 선생님이 선수를 권유하셨다"라며 빙상에 발을 들인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빨리 실력이 느는 걸 보고 소질이 있나 생각했다. 좋은 성적이 나오고, 국제 대회에서 1등을 하니까 이쪽으로 인정 받는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세계 신기록, 최초의 기록 등을 많이 세운 그는 경기 전 하는 기도에 대해 "경기 준비하면서 부상, 우여곡절이 많아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다"라며 "중학교때쯤부터 부상을 달고 살았다. 근데 선수들은 아파도 경기를 해야 되니까, 경기때 어떻게든 통증을 줄여서 하게 된다. 부상이 일상이었다"라며 기록을 세우기까지의 고충에 대해 털어 놓았다.
또한 전 국민에게 받는 기대와 부담에 대해서도 "'올림픽은 하늘이 정해주는거다'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올림픽 한 번으로 내가 쌓은 것들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거다라고 생각한다. 메달을 못 따는 것이 세상이 무너지는 일은 아니니까 늘 하던데로 하자라고 컨트롤 했다"라면서도, 금메달 경기 후 흘린 눈물에 대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마인드 컨트롤은 했지만 저도 간절함은 있었다. 이 과정을 거쳐서 결국에는 됐구나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21살의 나이에 세계정상에 오른 김연아는 "최근에 '진짜 어렸구나 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린애가 열심히 살았구나 생각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김연아는 "슬럼프는 늘 있었다. 슬럼프가 있어도 그냥 가야 되니까. 답이 없는데 다 함께 고민하면서 살얼음판을 걸었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그 시절엔 '해야 돼 그냥 가야 돼' 다른데 눈 돌릴 여유가 없어서 정신적으로 더 단단해졌다. 그게 일상으로 살았던 것 같다"고 덤덤히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소치 올림픽 마지막 갈라쇼 후 두 손을 모은 채 경기장을 바라보던 표정에 대해 김연아는 "작품의 연기를 한 거였다. 솔직한 이야기로 이제 진짜 끝이다 이제 놀면 돼 이제 해방이다 생각했다"는 반전 심경으로 또 한번 웃음을 안겼다. 그는 "그날 저녁에 뭘 했든지 간에 행복했을거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라며 "선수 생활에서 아쉬웠던 점은 진짜 없다. 턱 끝에 차오를 때까지 했으니까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다"고 이유를 이야기했다. "내가 한 번도 대단하다 생각 안했는데, 소치 올림픽에서 버틴게 진짜 대단하다 생각했다. 이 이상 이룰 동기가 없었다. 가장 좋은 곳 높은 자리에 섰으니까, 다시 한 번 올림픽을 나가는게 흔치 않은 일이다. 잘 마무리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목표를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아무생각 없이 사는 스타일이다"라면서 "목표를 정해진 삶을 살았다. 이른 나이에 열심히 살아서, 남들이 달리는 시기에 잘 쉬고 있다. 요즘은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과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까 생각한다"라며 현재의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어머니가 시작부터 매달려서 함께 했다. 코치님들보다 엄마가 더 잘 아신다. 항상 경기를 분석하고 해결하고 준비하시는 성격이다. 어머니의 통제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일 큰 여향을 받은 사람이 어머니다"라며 가족들의 희생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도자의 길'에 대해 "하고는 싶었다"는 김연아는 "저보다 경력이 더 오래된 선생님들이 계시고, 선수가 부담이 될 것 같다. 이 자리에서 코치를 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특히 김연아는 '자녀가 피겨를 하고 싶다면'이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절대 절대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했으니까 안 돼", "굳이 그거를 또 하게 하고 싶지 않다"라고 단호히 말해 웃음을 안겼다.
"행복합니다"라는 김연아는 "신비주의는 아닌데, 어릴때부터 많이 노출이 됐다.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방송에서 보는게 꼴 보기 싫더라. 오늘은 수다 떨듯이 얘기한 것 같아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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