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가기관 인근서 ‘찰칵’, 체포될 수 있다... 反간첩법 행동 가이드

김은중 기자 2023. 6. 2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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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중국 상하이시 국가안전국은 컨설팅 회사 캡비전이 해외 업체들로부터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핵심 산업 정보 등 국가 기밀을 누설했다며 이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CCTV

중국의 방첩법(반간첩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관광·업무·선교 등을 목적으로 중국을 찾을 우리 국민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1~4월 중국을 찾은 한국인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90% 급감했지만 숫자는 10만여 명에 이른다. 법 규정이 모호하고 축적된 처벌 사례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최대한 조심하면서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삼가는 것이 상책(上策)”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관광객이 현지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건 사진 촬영이다. 주요 국가기관, 군사시설, 방산업체 등 보안 구역과 가까운 지역에선 가급적 사진을 찍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우연치 않게 중국 지도층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 현장을 마주했을 때도 촬영을 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에 공개된 중국 관련 지도·사진·통계 자료도 현지 당국이 ‘중국의 이익과 관련된 자료’라 판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노트북 같은 전자 기기에 이를 저장하는 행동은 물론 인터넷에서 중국 정부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을 검색하는 행동도 지양하는 것이 좋다.

‘제3국을 겨냥한 간첩 활동이 중국의 국가 안보를 위반’하는 경우에도 이 법이 적용된다. 백두산 관광 시 북·중 접경 지역을 촬영하거나 중국 내 북한 식당을 찾아 종업원과 대화하는 행동도 경우에 따라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학계·시민 단체 인사 등과 만나 중국 정부의 정책, 북한을 주제로 얘기하고 자료를 교환하는 일이 위험할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사람과 업무상 자료를 주고받은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다”며 “여지를 주지 않으려면 가급적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방첩법을 위반한 외국인은 추방되거나 10년 내 입국이 금지되고, 경우에 따라 중국 입국이 영구적으로 불허될 수 있다.

중국 당국에 체포 또는 연행되는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현지에 있는 우리 공관에 연락해 영사 접견을 요청하면 된다. 주(駐)중국 대사관 홈페이지를 보면 수도 베이징뿐만 아니라 지역별 영사관의 대표·긴급 전화가 기재돼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 즉시 연락이 가능하도록 중국 출국 전 국내 가족·연고자에게 행선지, 연락처 정보를 미리 알려놓는 것도 효과적인 대비 방법”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법 시행을 전후로 여행업계 등과 연쇄 간담회를 하며 반간첩법의 내용과 주의 사항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우리 국민이 중국에 입국하면 주의 사항이 담긴 문자메시지도 발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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