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패를 경험한 울산 홍명보 감독 “2021년의 경험으로 극복하겠다”
“2021년의 경험을 잘 살려야죠.”
프로축구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대한축구협회(FA)컵 8강 탈락의 아픔을 곱씹었다.
울산은 28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전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6으로 졌다.
울산은 올해 K리그1에서 승점 13점차의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역대급 승점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울산이 2년 연속 K리그1 우승이 유력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날 패배는 더블(2관왕)의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다.
홍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아쉬운 점이 있다.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사투 끝에 져서 조금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잘 회복해서 다음 경기 준비하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울산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공격이었다. 마틴 아담이 선발로 출전한 뒤 주민규까지 교체 투입돼 총력전을 펼쳤으나 득점은 단 1골에 그쳤다. 올해 울산이 19경기에서 43골을 쏟아낼 정도로 화끈한 골 사냥을 자랑하는 것과 비교됐다.
홍 감독은 “이전보다 둘의 호흡이 좋지 않았다. 다른 공격수도 마찬가지다. 좋은 찬스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사실상 올해 첫 실패를 겪은 홍 감독은 선수들을 감싸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선수들을 질타할 게 아니라 다음 경기까지 사흘을 어떻게 보내느냐”라며 “2021년 경험을 잘 살려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승부차기로 지고, FA컵도 (4강에서) 탈락했다. 싹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고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인종차별 파문에 휘둘렸다가 복귀전을 치른 박용우에게 스스로 극복하라는 주문도 남겼다. 박용우는 공교롭게도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실축해 패배의 원흉이 됐다.
홍 감독은 “지금 상태에서는 감독으로 앞으로에 대해 얘기해줄 수 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비난이든, 어떤 것이든 받고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게 본인이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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