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던지고 칠 때마다 MLB 기록이 하나씩 깨진다

강호철 스포츠부 선임기자 2023. 6. 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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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28일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의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경이로운 기록을 또 하나 남겼다. 오타니는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벌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삼진 10개를 잡고 6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호투, 시즌 7승(3패)을 수확했다. 타석에선 3타수 3안타에 홈런 두 방(시즌 27·28호)을 터뜨려 자기 승리를 거들었다. 그가 한 경기 홈런 두 방을 터뜨린 것은 지난 13일 텍사스 레인저스 원정 경기 이후 15일 만이다. 자신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대포를 쏘아 올린 건 올 시즌 5번째이자 통산 10번째. 다만 멀티 홈런은 처음이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투타 원맨쇼에 힘입어 4대2로 승리했다. 오타니는 이날 손톱이 갈라져 더 던지지 못하고 7회에 내려왔다. 최근 팀에 합류한 베테랑 마이크 무스타커스(35)는 “그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백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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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소환자’ 오타니의 도장 깨기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 루스 이후 투타에서 수퍼스타급 재능을 뽐내는 희귀종이다. 그동안 수십 년에서 100년 넘어선 기록을 수없이 되살리며 ‘도장(道場) 깨기’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100안타-100이닝-100탈삼진을 1890년 이후 131년 만에 기록했고, 2022년에는 한 시즌 두 자리 승리 및 홈런(15승-34홈런)을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달성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15승-30홈런과 함께 투타 규정 이닝을 모두 달성한 메이저리그 최초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올해 더 진화한 모습이다. 지난 5월 26일 선발 등판 경기에서 홈런 포함 4안타에 볼넷 하나를 얻었다. 1964년 멜 스토틀마이어(당시 뉴욕 양키스) 이후 59년 만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경기에서 5번 출루했다. 더구나 당시 홈런, 3루타, 안타를 터뜨려 2루타만 보탰으면 메이저리그 사상 첫 선발투수 사이클링 히트(hit for the cycle·한 경기 1·2·3루타, 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일)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오타니는 올해 좌우 변화 폭이 큰 슬라이더 ‘스위퍼(sweeper)’를 장착해 시즌 초반 10경기 연속 2실점 이하로 상대 타선을 막기도 했다. 팀 자체 최고였던 놀런 라이언(9경기) 기록도 깼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6시즌째인 오타니는 통산 기록 이정표도 만들어가고 있다. 5월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13차례나 타자들을 돌려세워 500탈삼진을 돌파, 베이브 루스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로 100홈런-500탈삼진 고지도 넘어섰다. 오타니는 이날까지 홈런을 총 155회 날려 메이저리그 일본인 최다 홈런 기록(마쓰이 히데키 175회)에 20개 차이로 접근했다.

◇올해는 오타니 ‘커리어 하이’

2023년 오타니는 초인(超人)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투타 모두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릴 기세다. ‘타자 오타니’는 올해 79경기에 출전, 대포를 28방 날렸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 리그가 절반밖에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50홈런이 충분한 속도다. 개인 최다(2021년 46개)를 넘어서 첫 홈런왕도 가시권에 있다. 타점도 64개로 1위. 장타율(0.654)와 OPS(출루율+장타율·1.040)도 역대 최고이면서 1위다. 지금까지 타격 주요 타이틀을 가져간 적은 없는데 올해는 4관왕을 쟁취할 태세다.

‘투수 오타니’는 마운드에선 7승 3패, 평균자책점 3.02, 127탈삼진으로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팀 타선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지금껏 가장 좋은 2022년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에 뒤지지 않는다. 시즌 초반 맹위를 떨친 스위퍼 위력이 다소 떨어져 6월 중순까지 마운드에서 다소 부진했던 그는 28일 경기에선 원래 주무기로 삼았던 스플리터 비율을 더 높이는 투구로 4안타만 허용해 ‘언히터블’ 명성을 되살렸다.

오타니가 투타에서 다시 신들린 듯한 활약을 펼치자 28일 에인절스 홈구장은 “MVP~”를 연호하는 팬 3만3637명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오타니는 “2021년에도 비슷했다. 팬들에게 MVP 소리를 들으면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해 홈런왕이자 아메리칸리그 MVP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 홈런왕은 물론 MVP 경쟁도 무혈 입성 분위기. 가장 큰 변수는 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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