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민 진정 사랑하면 선거 져도 재정 다이어트”

2023. 6. 2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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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정치권력이라면 선거에서 지더라도 나라를 위해 건전재정,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말로 재정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가 나라를 정상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재정이므로, 꼭 필요한 부분에만 돈을 쓸 수 있도록 장관님들께서 예산을 꼼꼼하게 잘 봐달라”며 이같이 당부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진행된 4시간 40분에 걸친 토론 후 “기초회계학 책에 ‘회계를 보면 기업이 보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재정이라는 것이 국정운영 기조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우리가 오늘 재정전략을 논의한 것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국정운영을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예산을 얼마나 많이 합리화하고 줄였는지에 따라 각 부처의 혁신 마인드가 평가될 것”이라며 “불필요한 데에 돈 쓰지 말고, 보조금은 제로베이스에서 투입 대비 효과 분석을 한 후 정치보조금, 부패·비리에 연루된 보조금은 전면 삭감하고, 경제보조금은 잘 살리고, 사회보조금은 효율화·합리화해서 보조금이 효과가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국무총리는 앞서 이날 진행된 토론에서 “재정은 국정운영의 마지막 보루이며, 재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국가 통치의 이면이 체화된 것”이라며 “단기적 회복도 중요하지만 노동, 자본, 기술, 생산성 등 제도적·구조적인 측면도 중요하며 그 핵심에는 재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는 한국어 해외 보급 확대와 관련해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 타워로 적극 활용하고, 디지털 인공지능에 기반한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집중 투자하여 한국어 해외보급 확대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회계 투명성 없는 노조는 지원을 원천 제외하고, 사회적 기업은 시장경쟁력을 토대로 인건비 같은 직접 지원은 최소화하되, 판로개척, 경영컨설팅 중심으로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R&D 성과 제고 방안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R&D를 늘리는 추세 속에서 효율성 제고가 공통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이에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R&D 국제협력은 세계적 수준의 공동연구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약자복지 재정투자 방안에 대해 “다문화 가정 아동, 은둔형 고립 청소년 등 새로운 복지수요에 대한 실태조사를 거쳐 사회서비스를 촘촘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관련 서비스는 가족센터를 중심으로 지자체의 행정복지센터와 연계 필요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전략적 ODA 투자와 관련해 “ODA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위한 외교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ODA 규모 2배 확대 조기 달성은 정상외교 성과를 뒷받침하는 전략적 기반”이라고 말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늘어난 우리의 ODA 규모에 맞게 부처 특성에 걸맞은 전략적 ODA가 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방 분야 투자 우선순위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다른 정부와 다른 점은 자유 대한민국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탄생한 점”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초급간부 처우개선, 국가유공자 참전수당 등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부터)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이날 토론에선 여당 지도부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혁과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의 총선 승리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건전재정도 매우 중요한 어젠다”라며 “‘정치보조금 없애고 경제보조금 키우고 사회보조금 효율화하겠다’는 식으로 쉽고 금방 이해가 되는 용어로 어젠다 세팅을 하고 거기에 우리의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을 넣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예산 심사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정부와 함께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정치보조금은 없애고, 경제보조금은 늘리는 재정운영 기조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불필요한 정치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미래성장동력 확충과 미래세대를 위한 예산은 대폭 증액, 사회복지 예산의 효율성을 증대시켜야 된다는 말씀에 전폭적으로 공감하며, 당 차원에서도 그러한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국가재정이라는 큰 틀에서 한글 보급 확대는 늘 변방에 있었는데 이렇게 국가재정전략회의의 토론 주제로 선정된 것을 보니 반갑다”며 “이걸 보니 문화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위상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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