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그대로 있을래? 이색적인 서울 도보 여행코스 셋
우리는 어쩌면 걷기를 통제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세계적인 걷기여행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도 일찌감치 그런 생각을 했다. 출근할 때부터 앉아서 하루를 시작하고, 식사 때도 앉아 있고, 나아가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앉아서 일을 한다는 올리비에는 다리를 사용하지 않는 생활에 익숙해져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무릇 더워지면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를 멈추는 이들이 많다. 혹시나 열사병이나 탈수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한낮 더위가 어렵다면 아침 저녁의 선선한 시간만으로도 충분하다. 덥다고 우리 삶에 있어 가벼운 산책마저 포기한다면 안 될 말이다. 특히 요즘같이 걷는 것이 갈수록 줄어드는 때라면 오히려 더 걷기에 나서야 한다.
여행플러스는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과 함께 이번 여름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3곳을 소개한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이한 아이들과 함께라면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제격이다. 총 47개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무료 관광 프로그램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문화관광해설사가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 등 여행 코스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낙산성곽 도보 코스는 크게 두 가지다. 성곽 안쪽으로 걷는 길과 바깥쪽으로 걷는 길이다. 어느 쪽으로 가도 낙산공원에 이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주변 풍경은 안팎이 확연히 다르다. 성곽 안쪽 길은 이화동 풍경을, 성벽 바깥쪽 길은 창신동 풍경 볼 수 있다. 600여 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성곽 안팎을 드나들며 서울의 색다른 매력을 느껴 보는 것도 좋다.
야간코스에 참여해 낙산 자락을 따라 걷다 보면 아름다운 일몰과 서울의 야경을 만날 수 있다.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울의 야경이 아름답다. 야간코스는 5월부터 10월까지 해 질 무렵인 저녁 6시와 7시에 운영해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과 시원한 여름 바람을 느끼며 도보관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수성동 계곡은 장대비 내리는 날이면 물이 바위에 부딪히며 콸콸거리는 물소리가 매우 듣기 좋다. 수성동 계곡은 인왕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소리가 유명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여름 정자에 앉아 차 한잔하면서 인왕산의 바람 소리와 물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복잡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단지 몇 분 거리에 이런 곳이 있는지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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