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위험’ 서울 아파트 65%,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없다

장혁진 2023. 6. 28. 21: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안녕하십니까.

'재난'은 어김없이 빈틈을 파고듭니다.

어제(27일) 호남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 장마가 내일(29일)부터 더 거세집니다.

오늘(28일) 9시 뉴스는 위험 지대부터 점검합니다.

지난해 여름 갑자기 쏟아진 비가 지하주차장 곳곳에 들어차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컸습니다.

그 때 잠긴 서울 아파트 단지들, 올해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KBS 취재진이 침수가 걱정되는 단지들을 확인해보니 세 곳 가운데 두 곳은 기본적인 물막이판조차 설치 안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장혁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물이 차면 밖으로 빼내기 어려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집중호우 때 거대한 '빗물받이'가 됩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주민/음성변조/지난해 8월 : "이렇게 물이 넘치는데 전기충전소가 있는 게 안전에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피해를 막기 위해 당국은 가장 먼저 물막이판 설치를 권고했습니다.

서울시는 침수된 적 있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아파트 단지 82곳에 설치비의 절반을 지원해 줍니다.

[성기홍/서울 동작구 아파트 관리소장 : "올해 초에는 사실 어떤 대비가 있냐고 몇 분이 문의하셨어요. 그래서 저희 계획에는 물막이판을 설치할 거고, 일단."]

그러나 KBS가 확인한 자료를 보면 물막이 판 설치를 끝내고 침수 피해에 대비한 곳은 지원대상 중 29곳에 그칩니다.

나머지 53곳, 65%는 설치하지 않았고 이 가운데 주민들이 설치를 거부한 곳도 8곳입니다.

물막이판이 세워지면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지고, 주민들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다 보니 동의를 얻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침수방지 효과도 의문입니다.

이 아파트에 설치한 물막이판은 이렇게 사람이 직접 끼웠다 빼는 '탈착식'입니다.

설치비용은 5백만 원 정도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 바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20초면 자동으로 닫히는 '기계식'의 효과가 더 좋지만, 침수피해를 본 서울 아파트 단지 5곳 중 이런 기계식을 설치한 단지는 한 곳에 불과합니다.

3천만 원 넘는 비용이 문제입니다.

[전제호/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침수 이력이 있거나 침수 위험 지역으로 지금 구분이 돼 있는 경우에 선택적으로 지원 비율 같은 것들을 조정을 해가지고 차등 (지원)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설치 의무화를 추진 중이지만, 이를 거부해도 과태료가 5백만 원에 불과한 만큼 계속 설치를 미루는 아파트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한찬의/CG:서수민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