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위험’ 서울 아파트 65%,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없다
[앵커]
안녕하십니까.
'재난'은 어김없이 빈틈을 파고듭니다.
어제(27일) 호남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 장마가 내일(29일)부터 더 거세집니다.
오늘(28일) 9시 뉴스는 위험 지대부터 점검합니다.
지난해 여름 갑자기 쏟아진 비가 지하주차장 곳곳에 들어차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컸습니다.
그 때 잠긴 서울 아파트 단지들, 올해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KBS 취재진이 침수가 걱정되는 단지들을 확인해보니 세 곳 가운데 두 곳은 기본적인 물막이판조차 설치 안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장혁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물이 차면 밖으로 빼내기 어려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집중호우 때 거대한 '빗물받이'가 됩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주민/음성변조/지난해 8월 : "이렇게 물이 넘치는데 전기충전소가 있는 게 안전에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피해를 막기 위해 당국은 가장 먼저 물막이판 설치를 권고했습니다.
서울시는 침수된 적 있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아파트 단지 82곳에 설치비의 절반을 지원해 줍니다.
[성기홍/서울 동작구 아파트 관리소장 : "올해 초에는 사실 어떤 대비가 있냐고 몇 분이 문의하셨어요. 그래서 저희 계획에는 물막이판을 설치할 거고, 일단."]
그러나 KBS가 확인한 자료를 보면 물막이 판 설치를 끝내고 침수 피해에 대비한 곳은 지원대상 중 29곳에 그칩니다.
나머지 53곳, 65%는 설치하지 않았고 이 가운데 주민들이 설치를 거부한 곳도 8곳입니다.
물막이판이 세워지면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지고, 주민들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다 보니 동의를 얻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침수방지 효과도 의문입니다.
이 아파트에 설치한 물막이판은 이렇게 사람이 직접 끼웠다 빼는 '탈착식'입니다.
설치비용은 5백만 원 정도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 바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20초면 자동으로 닫히는 '기계식'의 효과가 더 좋지만, 침수피해를 본 서울 아파트 단지 5곳 중 이런 기계식을 설치한 단지는 한 곳에 불과합니다.
3천만 원 넘는 비용이 문제입니다.
[전제호/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침수 이력이 있거나 침수 위험 지역으로 지금 구분이 돼 있는 경우에 선택적으로 지원 비율 같은 것들을 조정을 해가지고 차등 (지원)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설치 의무화를 추진 중이지만, 이를 거부해도 과태료가 5백만 원에 불과한 만큼 계속 설치를 미루는 아파트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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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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