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6-① 중세시대 예술 美 물씬 풍기는 후아레즈 극장
어젯밤부터 차락차락 내리던 봄비는 새벽에 그쳤고, 해가 뜨자 하늘은 더없이 맑고 푸르다. 오늘은 과나후아토 여행 마지막 날이라 걸어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선다. 구시가지 중심인 우니온 정원 앞에 우뚝 자리 잡은 유서 깊은 후아레즈 극장으로 간다. 이곳은 종일 붐비는 장소라 오전 이른 시간이 한가로워 먼저 찾는다.
극장 앞에 다다르자, 그리스 신전에서 영감을 받은 도리아 양식의 포르티코 기둥 12개는 세로로 홈이 있어 더 높아 보이며, 고전적인 전면은 눈에 띈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좌우에 조각가 헤수스 콘트레아가 제작한 앉아 있는 두 마리 사자 조각상이 있어 입구부터 웅장함에 압도된다.
전면 파사드 최상단에는 그리스 신화 속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예술과 학문의 뮤즈 9명 중 8명을 3.5m 크기의 청동 조각상을 세워 놓았다. 하지만 에로스와 어원이 같은 뮤즈 에라토만 이곳에 없는데, 그녀는 멕시코의 지구본에 표시되어 있다. 원래 9명의 뮤즈를 모두 설치하기로 하였으나, 오하이오에서 제작한 조각상의 배송 지연으로 8명만 설치했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자료에 담겨있다.
극장 안으로 들어서자 매끄러운 샤프트가 있는 12개의 열주랑(列柱廊)으로 구성된 아름답고 미려한 공간인 로비로 이어진다. 건축 당시 위업은 강철로 된 지지대와 2층 지붕 위로 솟아오른 유리로 된 창인 맨사드 지붕으로 투영되는 빛과 함께 아르누보 디자인의 로비는 독특하고도 흥미로운 건축적 개성이 돋보인다.
후아레즈 극장은 19세기 멕시코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으로 주목받는 건축물이자 멕시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장으로 ‘멕시코의 보석’이라 평가받는다. 건축적으로는 ‘멕시코의 근대성’을 상징하는 개념이 내포되었으며, 1873년에 착공해 1903년에 개장한 이 극장은 과나후아토주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로비에서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목재 출입문과 젊은 두 남성 청동 조각상은 멕시코 장인의 예술성이 돋보이는 명작이다. 말발굽 형상의 공연장은 마치 유럽 중세 도시에 있는 예술극장을 보듯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좌석 배치는 사회적 계층에 따라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역으로 나눴고, 디자인은 화려하면서도 예술적 조화를 갖췄다. 장식은 오리엔탈 스타일로 파리 코믹 오페라의 연출자이자 세트 디자이너인 폴리나 라비스타가 만든 커튼이 돋보이고, 빛을 발하는 샹들리에 장식, 기하학적 디자인의 벽지, 고급 목재 등 다양한 요소를 갖췄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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