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축인간 될 수 있나"…한국벤처캐피탈협회 '황당 면접'
혹시 사축인간이라는 말 아십니까? 회사와 가축을 합친 말인데, 마치 회사의 가축처럼 시키는 대로 일만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 면접장에서 "사축인간이 될 수 있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일, A씨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최종면접에 갔습니다.
면접관 5명과 지원자 2명이 마주보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당황스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A씨/채용 지원자 : 주말(근무), 야근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할 수 있다'고 말씀을 드리니까 그럼 '사축인간'도 될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면접관이 일본에서 유행한 단어라면서 회사와 가축을 합친 단어라고 설명까지 했다고 했습니다.
[A씨/채용 지원자 : 제가 '사축까지는 될 수 없겠다'고 말씀을 드리니까 '지금 적고 있으니까 말을 제대로 해야 된다'고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이틀 뒤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A씨/채용 지원자 : 인격적으로 존중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인간을 가축에 빗대는 것 자체는 좀 문제가 있다고…]
A씨가 면접 직후 다른 지원자들과 대화를 나눈 채팅방입니다.
다른 지원자도 역시 이 말을 들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협회 측은 "사축인간이 아니라 워라밸을 챙겨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라면서 "질문이 아닌 조언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취지와 다르게 지원자가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하겠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는 맥락과 관계없이 '사축인간'을 언급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습니다.
[최혜인/직장갑질119 노무사 : 채용 여부가 결정되는 그런 과정이기 때문에 면접관이 '사축인간'이란 용어를 사용하면 아무래도 더 위축될 수밖에 없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협회 측에 해명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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