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경제의 실신 [최대환의 열쇠 말]

2023. 6. 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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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환 앵커>

'블랙아웃'이라고 하면 통상 밤새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에 전날 밤의 일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흔히들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쉽게 말해서 의식이 없이 행동만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건데요.

이렇게 의학적으로 의식이 끊어지는 것처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대규모 정전사태 또한 블랙아웃이라고 부릅니다.

지난 2011년 9월 15일 우리를 기습했던 전국적인 블랙아웃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한데요.

찌는 듯한 무더위에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력 공급을 일시 중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전 대란으로, 꺼져버린 신호등에 물류는 마비되고, 공장의 기계들은 일제히 멈췄으며, 상점들은 암흑과 더위 속에 문을 닫아걸어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경제가 한순간에 '실신'해버린 겁니다.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여름, 정부가 이번주부터 9월 15일까지를 전력수급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관리에 나섰습니다.

실시간 전력 수급과 예비전력 준비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서 블랙아웃을 방지하는 건데, 다행히 올 여름 원전의 공급 능력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면서, 전력수급이 안정적일 거라는 전망입니다.

하지만 철저한 대책도, 치솟는 전력 사용량 앞에선 한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다는 걸 우린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점의 문을 활짝 열고 에어컨을 돌리거나, 실내외 온도를 여름과 겨울처럼 차이나게 하는 에너지 낭비를 결코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부의 대책에 우리의 실천이 더해져서, 블랙아웃 걱정 없는 여름 나기를 기원해봅니다.

정책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 말, 블랙아웃, 경제의 실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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