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 방송” TV홈쇼핑 과장 급증

이진경 2023. 6. 2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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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 방송을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판매자의 말에 혹할 때가 있다.

최근 홈쇼핑 상품판매방송에 대한 제재가 늘고 있다.

E홈쇼핑 생식 판매 방송에서는 건조법 특허 출원 후 존속기간이 지나 권리가 소멸했음에도 자막과 쇼호스트 멘트를 통해 특허받은 기술력이라고 소개해 방심위 권고를 받았다.

방심위 측은 "홈쇼핑사의 허위·과장 광고는 시청자의 합리적 소비를 저해하고, 경제적 피해로 직결되기에 엄정한 심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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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 2022년 86건 제재… 시청자 ‘주의보’
수량 많은데 ‘한정판매’로 속이고
일반식품, 기능·효능 과장해 판매
원산지·가격 등 잘못 표시도 많아
진실성 위반 제재 46건으로 최다
2023년 3월까지 제재 건수 37건 달해
매출 경쟁 탓… 2022년 같은 기간 2배
#1. A홈쇼핑은 시계 제품을 판매하는 방송에서 자막과 패널, 쇼호스트 멘트를 통해 ‘마지막 생방송’임을 강조했다. 쇼호스트는 “물량이 이제 마지막이다”, “한정 수량으로 제작해서 오늘 구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방송이 없다” 등의 표현으로 제품을 소개했다. 그러나 A홈쇼핑에서는 생방송 이후 두 달간 총 3회 재방송을 내보냈다.

#2. B홈쇼핑은 콜라겐 파우더 제품을 판매하면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는 것은 화장품으로 안 된다”고 광고했다. 쇼호스트는 “콜라겐을 집중적으로 드셔야 한다”, “한 달 지났을 때, 두 달 지났을 때, 얼굴에 베개 자국 복원되는지, 어떤지 탄력의 차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고, 콜라겐 성분을 일부 포함한 일반식품이어서 기능·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TV홈쇼핑 방송을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판매자의 말에 혹할 때가 있다. 쇼호스트의 홍보성 멘트를 듣다 보면 먹기만 해도 살이 빠지고, 서두르지 않으면 상품을 좋은 조건에 사지 못할 것만 같다. 그러나 과장·허위 광고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최근 홈쇼핑 상품판매방송에 대한 제재가 늘고 있다.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판매방송 제재건수는 총 86건으로 나타났다. 법정제재인 주의가 19건, 행정지도인 권고와 의견제시가 각각 64건, 3건이었다.

제재 사유는 ‘진실성’ 위반이 46건(중복)으로 가장 많았다. 허위 또는 과장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시청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설명을 하는 경우다. C홈쇼핑에서는 유기농 제품이 아닌데도 자막과 패널로 ‘유기농’ ‘100% 국내산 유기농’으로 표시했다. 방송 중 문제를 인지해 정보를 수정하고, 보상책을 제시했지만 이미 40여분간 제품이 판매된 뒤였다.

실제 수량에 제한이 없음에도 ‘한정 판매’라고 광고하거나, 사실과 달리 ‘처음’, ‘단 한 번’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한정 판매 및 판매 조건’ 위반이 12건으로 뒤를 이었다.

원산지나 가격을 잘못 표시하거나, 수상·인증·특허 정보를 과장해 내세우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D홈쇼핑은 비빔국수 제품에 포함된 비빔장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중국산이었다. E홈쇼핑 생식 판매 방송에서는 건조법 특허 출원 후 존속기간이 지나 권리가 소멸했음에도 자막과 쇼호스트 멘트를 통해 특허받은 기술력이라고 소개해 방심위 권고를 받았다.

문제는 상품판매방송 제재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방심위 상품판매방송 부문 제재는 2018년 182건에서 2021년 62건까지 감소했으나 1년 새 38.7% 증가했다.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월 제재 건수는 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건의 2배에 달한다. 홈쇼핑업계 자정 노력으로 제재건수가 감소했으나 경기 침체와 TV 시청 감소 등으로 실적이 급감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리려다 보니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심위 측은 “홈쇼핑사의 허위·과장 광고는 시청자의 합리적 소비를 저해하고, 경제적 피해로 직결되기에 엄정한 심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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