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50년, 홍콩은?
[뉴스데스크]
◀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이미 도입해서 시행 중인 곳도 있는데요.
바로 홍콩입니다.
홍콩에는 현재 3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가사노동자가 가정에 상주하며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우리 현실에 적용이 가능할지 홍콩 현지에서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이곳 홍콩은 외국인을 가사노동자로 고용한 지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대부분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온 여성들이 일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한 집을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하교 시간, 홍콩의 한 아파트 앞.
학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필리핀에서 온 가사노동자들입니다.
7년째 홍콩의 한국인 가정에서 일하고 있는 비냐 씨는 이 시간이면 집밖으로 나와 아이의 하굣길을 돕습니다.
"점심 먹었니?" <네.> "뭐 먹었어?"
청소와 빨래, 요리와 같은 기본적인 가사 일은 모두 비냐 씨의 몫.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숙제를 봐주고 영어 교육까지 맡고 있습니다.
비냐 씨를 고용한 김수진 씨는 이제 비냐 씨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양육 부담이 줄면서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줄었습니다.
[김수진/고용자] "저는 확실히 육아 부담이 줄었거든요. 나중에 둘째가 좀 크면서 '셋째를 낳아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은 했어요."
맞벌이를 하는 홍콩인 퀴니초 씨 부부도 필리핀에서 온 메리 씨가 두 살 아들의 양육을 책임져 주면서 맘 편히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퀴니 초/고용자] "우리는 때때로 하루종일 오랫동안 일을 합니다. (가사노동자가) 청소, 요리, 아들 돌보는 일을 (해줘서요)"
홍콩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에 드는 비용은 급여와 식비를 합쳐 한 달에 1백만 원 가량.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소개업소 수수료와 비자 발급 비용, 정기 보험료, 의료비를 모두 내야 하고, 계약이 끝나 본국으로 돌아갈 때는 비행기 값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외국인에게도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우리는 부담이 훨씬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퀴니 초/고용자] <생계비에서 몇 퍼센트 정도를 가사노동자 고용에 쓰나요?> "우리는 소개소에 줘야 하는 소개비, 보험료나 항공권을 사야 합니다. 거의 15~20%."
가사도우미의 주거도 책임져야 합니다.
홍콩의 아파트는 건설 당시부터 별도의 도우미 방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3대가 사는 작은 집에서 일하는 메리 씨는 남는 방이 없어 거실 한 쪽을 수납장으로 막아쓰고 있습니다.
[메리 앤/가사노동자] "이걸로 문을 만들었는데 잠기지는 않아요."
"아 여기 살집 있는 사람은 눕지도 못하겠다. 키 크면 못 눕겠는데."
언어도 넘어야 할 벽입니다.
[김수진/고용자] "언어적으로 일단 장벽이 되게 컸어요. 언어가 잘 안 되면 저는 저대로 답답하고 이제 헬퍼(도우미)도 헬퍼대로 답답한 거예요."
최저임금제도는 물론, 의료, 보험, 주거 환경까지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출산율은 우리 못지않게 낮다는 점도 고민거리입니다.
내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홍콩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현장검증,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김정은 / 자료조사: 박경민, 이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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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김정은 / 자료조사: 박경민, 이연수
남효정 기자(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9813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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